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하 Apr 07. 2024

고양이 요람

-커트 보네커트

제목 고양이 요람

작가 커트 보네커트

     

-78 강철고리


“오래전 보코논과 메케이브가 이 비참한 섬을 장악했을 때, 그들은 성직자를 모조리 쫒아내버렸소. 그런 다음 보코논이 냉소적이고 장난스럽게 새로운 종교를 하나 만들어냈지.” 줄리언 캐슬이 말했다.

“알고 있어요.”내가 말했다.

“음, 어떤 정치적 혹은 경제적 개혁으로도 국민들의 비참한 상태를 그다지 개선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이 명확해지자, 그 종교가 유일하고 실제적인 희망의 수단이 되었소. 진실이 워낙 끔찍했기 때문에, 진실은 오히려 사람들의 적이 되고 말았지. 그래서 보코논은 책임지고 사람들에게 더욱더 그럴듯한 거짓말을 제공했소.”

“그 사람은 왜 도망자가 되었나요?”

“보코논 본인의 생각이었소. 그가 매케이브한테 자신을 추방하고 자신의 종교를 불법화하라고 요구했소. 국민의 신앙생활에 좀더 많은 열정과 자극을 부여하기 위해서 였지. 그건 그렇고. 보코논이 그 일에 관해 짧은 시를 하나 지었소.

캐슬이 그 시를 들려주었다. 그 시는 「보코논서」에는 기록되어있지 않다.


그리하여 나는 정치에 작별을 고했네.

그리고 이러한 이유를 댔다네.

정말로 좋은 종교는 

반역의 형태를 띠어야한다고.


“보코논 교도들에 대한 적절한 벌로 갈고리형을 제안한 사람이 바로 보코논이었소.” 캐슬이 말했다. “보코논은 그 갈고리를 마담 투소 박물관에 있는 공포의 방에서 보았소.”캐슬이 악마처럼 윙크를 날렸다. “그 역시 열정을 부여하기 위해서였지.”



101 전임자들처럼 나도 보코논교를 불법화하다

----

보코논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그에게 내정부에 참여해서 내 국민을 위해 천년왕국 같은 걸 열어보자고 요청하면 어떨까 숙고해보았다. 그리고 관저 정문 밖의 저 끔찍한 갈고리를 대대적인 환호속에 즉시 끌어내리라고 지시하면 어떨까도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나는 권력의 자리에 성자를 앉히는 것만으로는 천년왕국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곳에는 모두가 먹을 좋은 음식이 풍부해야하고, 모두가 살 근사한 집이 있어야하고, 모두를 위해 좋은 학교와 좋은 위생과 좋은 경제가 있어야 하고, 모두가 원하는 직장이 있어야 했다. 보코논과 나는 그런 것들을 제공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선과 악은 분리되어 존재해야했다. 선은 밀림에, 악은 궁전에, 그런 상황이 주는 위안, 그것이 우리가 국민에게 제공해야 할 전부였다. 


-------------------------------------------

커트 보네거트는 미국최고의 풍자가, 소설가, 에세이스트입니다.

이 소설의 제목「고양이 요람」이 그 자체로 풍자적인 언어입니다.  고양이요람이란말은 고양이도, 요람도 없다는 말이니까요. 현실은 정교한 사기극임을 위트와 풍자를 통해 일깨워줍니다. 커트 보네커트는 1963년 코넬대학에서 이 고양이 요람으로 석사학위를 받게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