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4일을 지내며

넘기지 못한 12월 달력의 의미

by 준형박

2026년이 되고 3일이 흘렀다.

올해는 유독 " 해피 뉴 이얼 "이라는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HAPPY' 가 문제였을까

'NEW YEAR' 이 문제였을까


두 단어 모두 나의 입에 잘 붙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12월 34일을 홀로 살아가고 있다.


12월의 달력은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승자가 정해진 의미 없는 대결인걸 알지만


우쭐되며 본인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일면식 없는 '1월' 보다


악착같이 버티고 있는 정든 '12월' 이 이겨주기를 바보처럼 바라고 있다.



넘어가는 것

덮어지는 것


12월의 달력은 아직 그 역할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너까지 넘어가면 올해가 모두 끝나버려

1월부터 11월까지의 친구들이 몰려와 힘을 합쳐 버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문득 재밌는 상상을 해봤다.


올해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12월 달력 종이만 몇 그램 더 무겁게 인쇄된 달력은 없을까?


너무 무거워서 도저히 못 넘겼다고 변명이라도 할 수 있게

조금만 더 시간을 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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