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용사] 보이는 것이나 들리는 것이 희미하고 매우 멀다.
"과거의 희석과 미래의 불투명함을 인정할 때 비로소 찾아오는, 현재의 또렷한 초점"
낭만적인 꿈에 닿으려 발버둥 칠수록 미래는 늘 아득하게 도망갔습니다. 그렇다고 텁텁한 현실에 발을 붙여 내 삶의 초점을 맞춰보려 해도 삶의 막막함이 선명한 확신으로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돌이켜 본 모든 지난 시간들이 그랬습니다. 한때는 인생의 전부인 양 뚜렷했던 목적지들도,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제는 손에 잡히지 않는 아득한 잔상일 뿐이죠.
과거는 필연적으로 희석되기 마련이고, 미래는 애초에 우리 시력으로 담아낼 수 없는 영역임을 이제 겨우 인정하는 중입니다.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초점'을 재조정하는 것. 과거의 아쉬움과 미래의 불안이라는 두 아득한 풍경 사이에서 나만의 균형을 찾아가려 애써봅니다. 낭만과 현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 찰나, 역설적으로 아득했던 삶의 배경 속에서 '지금'이라는 풍경이 또렷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득해진다는 것은 삶이 희미하게 사라지는 과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오늘을 살아가고 있기에 초점이 부지런히 변화하고 있다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건강한 생존의 신호입니다. 오늘도 저는 안개 속을 걷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겁먹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안개 속에서도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맞춰가는 초점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또렷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득한 풍경 속에서, 당신이 놓치고 싶지 않은 '지금'의 초점은 어디에 맞춰져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