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시에서 SAT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많은 미국 대학들이 SAT를 코로나 이후 옵셔널로 전환하거나 비중을 낮췄다는 지난 입시 결과들이 발표되었고 3그룹 내지는 4그룹의 학교들에서 주로 SAT 점수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미국에서 SAT의 필요는 한국보다 높을 것이다. 그러나 특례에서의 SAT의 위상은 미국 입시보다 더 높아지고 있다.
SAT를 검색하면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한국 학원들의 마케팅으로 가득 차있고 심지어는 중학생부터 시험 보기를 권하는 글들도 볼 수 있다. SAT가 필요할지 아닐지도 잘 모르는 특례생들을 위해 학원들은 주 단위로 등록할 수 있는 SAT를 위한 클래스를 여는데 주당 100-300만 원, 한 달 500만 원쯤은 저렴한 수준에 속한다. 일 년 매출의 80%가 여름방학에 나온다고 할 만큼 여름방학은 학원의 최대 대목이다.
동남아 등 해외 국제 학교의 상당수가 IB 과정을 택하고 있고 IB는 한국대학 입시에서 상당히 좋은 대접을 받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국제 학교를 다니는 특례생들도 상위권 대학을 가려면 SAT, AP까지 추가하는 게 필수가 되었다. SAT를 안 하면 TOEFL이라도 해야 한다. 고등학교 생활의 성실함, 대학 수업을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다는 증명이 내신 GPA 고 IBDP 점수일 텐데 왜 고등학교 성적만으로 어렵게 되었을까? IB 점수보다 SAT가 쉬워서? 코로나로 인한 변별력 상실 때문에? 특례 경쟁률이 높아서?
미국 고등학생이 SAT를 대하는 태도와 한국 학생들이 SAT를 대하는 태도에는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10학년을 마친 여름방학까지 SAT를 한 번도 안 봤다고 하면 학원들은 늦었다며 난리인 반면 미국의 10학년들은 긴 여름방학을 보내는 여러 계획 중에서도 SAT는 후순위다. 고득점의 기준도 좀 차이가 있다.
미국 대학은 1600-1550 / 1540-1490/ 1480-1430 / 1420-1370 / 1360-1310 이런 식으로 점수의 기준을 나누는 반면 한국에서 스카이 대학은 적어도 1570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한다. 미국 상위 1% 보다 높은 기준의 SAT 점수가 정말로 대학이 보는 기준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
왜 점수가 안 나올까요? 하고 고민하는 친구들을 많이 본다.. 언제부터 준비해야 할까요? 하는 고민도. 이미 합격한 선배들에게도 SAT는 몇 번 봤나요? 하는 질문도 빠지지 않는다.
한국 학생들은 시작도 빠르고 시작이 빠르다 보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험을 보는 경우가 많고 준비되지 않았으니 점수가 안 나온다. 점수가 안 나오니 시험은 계속해서 본다. DSAT (DISITAL SAT)가 시작된 3월부터 6월 8월까지 세 번을 다 본 학생들도 많다. 아마 다수는 앞으로도 원하는 점수가 나올 때까지 몇 번이고 더 볼 것이다. 미국 입시에서 보면 이것보다 더 바보 같은 짓이 없다. 내 모자람을 스스로 자꾸 증명하는 격이랄까.
SAT 에서 원하는 점수를 받는 방법은 충분히 준비가 됬을때 보는 것이다. 10학년이든 11학년이든 그 때 해야할 공부를 충실히 하고 마땅한 영어실력을 갖췄을 때 문제 유형이나 푸는 스킬정도 배우면 도움이 되겠지만 점수를 위해 2년 3년의 여름방학을 바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미국 입시에서는 숫자만으로는 나를 증명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