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어머니에 대한 에세이
어머니가 서울역의 부산스러운 플랫폼에서 사라졌을 때, 우리 집의 냄새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이제야, 어머니의 부재가 남긴 쨍한 공허함 속에서, 저는 어머니의 얼굴이 아닌, 어머니의 손을 기억하기 시작합니다.
만약 제게 어머니에게서 어떤 냄새가 났냐고 묻는다면, 꽃향기나 파우더 향을 말하지 않을 겁니다. 어머니에게서는 **쌀뜨물** 냄새가 났습니다. 쌀을 씻고 나면 남는 뿌옇고 전분기 있는 물 냄새였죠. 이 냄새는 어머니의 두 번째 피부였습니다. 옷과 머리카락, 그리고 손바닥의 주름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어머니에게 쌀을 씻는 것은 단순한 의무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성스러운 의식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셨고, 저는 하얀 쌀알이 어머니의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마치 시간 그 자체처럼 말입니다.
어머니의 손은 한 번도 쉬는 법이 없었습니다. 거칠고, 바싹 마른 강바닥처럼 깊게 갈라진 틈이 가득했습니다. 그 갈라진 틈새에는 밭의 흙과 마늘 냄새, 그리고 김치의 짠맛이 배어 있었습니다. 어릴 적 제가 가끔 어머니의 손을 잡으면, 그 피부는 마치 사포 같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저는 어리석고 이기적이어서 이런 생각을 했죠. '엄마는 왜 자신을 돌보지 않지? 왜 친구들 엄마처럼 핸드크림을 바르지 않을까?'
저는 몰랐습니다. 그 손의 갈라진 틈이 우리의 안녕을 위해 싸운 전투의 상처라는 것을요. 차가운 물방울 하나하나, 어머니가 옮긴 쌀 포대 하나하나, 우리 앞에 놓아준 국 한 그릇 한 그릇이 어머니의 아름다움 일부를 앗아가, 어머니를 부엌의 영원한 냄새로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요.
어머니는 우리에게 공기와 같았습니다. 주변에 있을 때는 그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지만, 사라지고 나니 숨쉬기 어려워졌죠. 우리는 어머니를 아무런 욕망도 없는 '부엌의 여신'처럼 여겼습니다. 손에서 생쌀 냄새가 나는 여성이 우리가 밥을 다 먹는 것 외에 다른 꿈을 꿀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저는 어머니가 집 문턱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머니의 손은 무릎 위에 놓여 있었는데, 손바닥은 위를 향하고 있었고, 무겁고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어머니는 '우리 엄마'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지쳐 있는 한 여성이었죠. 아마도 손에서 영원한 요리 냄새가 아닌 장미 향이 나기를 바랐을지도 모르는 여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시 일어섰고, 쌀 포대가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집은 다시 그 냄새로 가득 찼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어머니의 사랑의 냄새로요.
우리 가족은 "사랑해"라는 말을 흔히 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거창하고 어색하게 느껴졌죠. 대신 어머니는 다른 언어를 사용했습니다. 끓어오르는 국 소리와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히는 소리가 바로 어머니의 사랑이었습니다.
어머니의 가장 큰 질문은 항상 "밥 먹었니?"였습니다.
"어머니에게 빈 그릇은 최고의 칭찬이었습니다. 우리가 맛있게 먹으면,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셨죠. 비록 당신은 남은 음식을 드시거나 아예 점심을 거르는 일이 많았지만요. 우리는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 밥을 먹었는지 물을 때면 잔소리처럼 여겨 짜증을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어머니가 안 계시니, 저는 깨닫습니다. 그 질문은 가장 진심 어린 사랑의 고백이었다는 것을요. 어머니는 제가 밥을 먹었는지 물으셨어요. 왜냐하면 그것만이 '너는 행복하니? 너는 안전하니? 살아갈 힘이 있니?'라고 물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어머니가 안 계신 지금, 저는 제 부엌에 서서 쌀을 씻습니다. 저는 눈을 감고 축축한 손바닥을 얼굴에 가져다 댑니다. 저는 그 안에서 어머니의 냄새를 찾습니다. 저는 제 손도 어머니의 손처럼 쌀 냄새가 나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이제 저는 압니다. 이 쌀 냄새는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고귀한 향기라는 것을요.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을 온전히 내어준 사람의 냄새입니다.
엄마, 죄송해요. 부디, 누가 제 어머니를 돌봐주세요.
"아주 외로워질 때면, 그저 쌀을 씻어보렴. 손가락에 남는 그 향기를 느껴봐. 그건 네 할머니 손에도, 그리고 내 손에도 있었던 똑같은 향기란다. 이것이 바로 세대 간의 연결이야. 집에 갓 지은 밥 냄새가 나는 한, 삶은 계속되고 너는 혼자가 아니란다."
저는 기억합니다. "엄마의 손은 항상 축축했고, 덜 익은 녹말 냄새가 났어요. 이 냄새는 우리에게 안정감의 동의어였습니다. 우리는 그 냄새가 엄마가 쉬지 않고 평생 우리를 위해 하루 세끼 밥을 지어준 결과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어요."
저는 한 번도 엄마가 예쁜 매니큐어를 하거나, 향긋한 고급 향수를 뿌린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엄마의 손은 항상 축축했죠. 그 손에서는 쌀뜨물 냄새가 났습니다. 쌀을 씻고 남은 뿌연 물 냄새요. 그 냄새는 엄마의 피부에 너무 깊이 배어들어 엄마 존재의 일부가 되어버렸습니다.
엄마의 손바닥은 늘 살짝 축축했고, 녹말 냄새가 났어요. 그 냄새는 결코 고급스럽지 않았지만, 엄마의 끝없는 하루를 보여주는 냄새였죠. 우리가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도록, 엄마는 수천 번도 더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고 쌀알을 고르고 먼지를 씻어냈습니다.
"엄마의 손은 엄마 인생의 지도였어요. 피부는 거칠고, 작은 균열들은 끊임없이 일하셨기 때문에 완전히 아물 새가 없었죠. 우리는 집 안의 깨끗함을 사랑했지만, 그 깨끗함이 엄마 손에서 나는 염소, 마늘, 그리고 생쌀 냄새의 결과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어요. 우리는 엄마의 음식을 사랑했지만, 엄마 손가락에서 나는 생선 냄새가 우리의 배부른 저녁의 대가라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했죠."
어릴 적 저는 그 손에 꼭 안기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향기는 저를 안정시켰죠. 그것은 집이 따뜻할 것이고, 저녁 식사가 준비될 것이며, 삶이 안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자, 저는 그 손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냄새가 시골스러운 소박함과 야망의 부족을 보여주는 것 같았거든요.
"엄마도 맛있는 음식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셨나요? 엄마도 예쁜 옷을 입고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요? 엄마도 한때는 자신의 손바닥에서 나는 생쌀 냄새 외에 다른 것을 꿈꾸던 작은 소녀였다는 것을요?"
우리는 엄마가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였다고 생각하는 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엄마는 항상 부엌에 서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항상 우리 뒤치다꺼리를 하고, 항상 자신의 잠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엄마의 낡은 물건들 속에서, 우리는 한 번도 묻지 않았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습니다.
"저는 엄마가 파란색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을까요? 엄마도 우리처럼 자유롭게 읽고 쓰는 법을 배우고 싶어 했다는 것을요? 우리는 엄마의 희생을 계절의 변화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한때 들판을 뛰어다니며 예쁜 신발을 꿈꾸고 세상을 보고 싶어 했던 소녀였습니다. 엄마는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개성을 쌀 냄새와 부엌 연기 속에 숨겼습니다. 엄마의 삶은 우리의 등장을 위한 조용한 소멸이었습니다."
우리는 엄마가 '집의 일부'라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우리는 숨이 막히기 시작할 때에야 공기의 존재를 느끼는 것처럼, 엄마가 사라지고 나서야 그 존재를 알아차립니다.
어머니의 손은 희생의 지도와 같습니다. 피부의 갈라진 틈 하나하나는 엄마가 자신을 잊고 다른 사람들을 돌본 날들이죠.
아이들에게 엄마 손의 쌀 냄새는 안정감의 냄새입니다. 엄마에게는 끝없는 노동의 냄새고요.
한 편으로는 가장 포근한 어린 시절의 추억이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엄마에게 이 부엌 외에 다른 삶은 없었다는 씁쓸한 깨달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