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우연

by 나리솔


옛날 옛적에 행운의 우연이라는 존재가 있었다.

그는 언제나 작은 보따리를 메고 세상을 떠돌았다.

길에서 선하고 착한 사람을 만나면, 꼭 필요한 도움을 주곤 했다.


어느 날, 행운의 우연은 길가 주막에 앉아 따뜻한 차와 빵을 먹으며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옆자리에 두 사람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첫 번째 사람은 아내가 착하고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으며, 봄이 오면 셋째 아이를 맞이할 방을 새로 지을 계획을 이야기했다.

농사일도 바쁘지만 보람이 있고, 집안일도 하나하나 잘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 사람은 한숨을 쉬며 푸념했다.

“지붕이 샌 지 오래야. 아내는 돈이 없다며 매일 잔소리를 하고, 나는 고칠 엄두조차 못 내. 돈이 없는데 어떻게 지붕을 고치겠어. 재료 살 돈도 없는데…”


행운의 우연은 그 말을 듣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저 사람을 도와줘야겠다.” 하고 마음먹었다.


그때, 주막의 문이 벌컥 열리며 피곤하고 흙투성이가 된 사내가 들어왔다.

그는 두 사람에게 다가와 급히 말했다.


“도와주시오! 제 마차가 길가에서 미끄러져 말이 다리를 다쳤습니다. 짐을 급히 옮겨야 하는데 혼자서는 어림이 없습니다. 멀지 않으니 같이 좀 날라주시오. 넉넉히 보답하겠습니다. 급한 일이라 시간이 없습니다!”


첫 번째 사람이 두 번째 사람을 돌아보며 말했다.

“같이 갑시다. 그러면 당신도 지붕 재료 살 돈을 벌 수 있을 거예요.”


그러나 두 번째 사람은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저었다.

“밖에 비가 부슬부슬 오는데, 이런 궂은 날씨에 나가고 싶지 않소. 난 그냥 집에 가겠소.”


첫 번째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 난 가서 도와드리리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사 가면 기뻐할 테니. 이렇게 찾아온 행운의 기회를 놓치긴 아깝지 않겠소?”


그는 일어나 사내와 함께 주막을 떠났다.


행운의 우연은 남은 차를 다 마시고는 보따리를 둘러메었다.

그리고 길을 나섰다.


더 이상 두 번째 사람을 도와줄 방법은 없었다.

왜냐하면 그가 스스로 행운을 거절해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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