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다 보면 늘 계획대로만 흘러가진 않는다.
방콕 공항은 그야말로 미로 같았다.
익숙하지 않은 언어와 사람들 속에서 수화물을 찾아 헤매는 시간,
잠시 나는 내가 너무 작아진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전혀 알지 못하는 한국인 분이 내 곁에 다가와 도와주셨다.
그 따뜻한 손길 덕분에 결국 수화물을 찾을 수 있었고,
안도와 감사가 뒤섞인 마음이 오래도록 남았다.
우연히 마주친 친절은 여행의 피로를 녹이고,
낯선 도시조차 조금은 익숙하게 만들어준다.
그 만남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나는 더 깊은 두려움 속에 갇혀 있었을 것이다.
공항을 빠져나와 차를 타고 달리며 문득 생각했다.
“삶도 어쩌면 이와 같지 않을까.”
우리는 자주 길을 잃고, 계획이 흔들리며, 뜻하지 않은 낯선 풍경 앞에 멈춰 서곤 한다.
그러나 그때마다 누군가의 작은 친절, 혹은 내 안의 작은 용기가
다시 길을 찾게 해준다.
방콕의 그날은,
여행의 한 장면이 아니라
인생이 내게 건넨 조용한 위로였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