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숨긴 사람

by 나리솔


슬픔을 숨긴 사람



힘들고 괴롭더라도

나만 감내하면 되는데,

함께 슬픔을 나누자엔 죄책감이 드니까.


타인의 시선에

내가 안타까워 보이면

더욱 무너져 버릴 것 같으니까.


아무 모든 게 핑계일 수도 있다.

한 부분 마음을 털어놓았을 때,

안 좋은 경말이 더욱 잦았기에

숨김에 더욱 익숙해졌을 것이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에게 어울리는 방식이 있을 터인데,

나에겐 받은 척’이 가장 잘 어울렸다.


서투게 스며드는 가짜가

진짜인지 헷갈릴 때 두렵기도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티 나지 않아

주위에선 행복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사실상 아니면서

사실상, 괜찮다.

슬픈 거, 괜찮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옛말의 근거를 빌려,

언젠가 나에게도 괜찮은 하루가 다가올 거라 믿는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뿐이다.

각자의 사연으로 주관에 사로잡히듯,

한 삶의 해방은 여정까지.


어두운 새벽의 상처를 치우고,

노란 초승달을 향해

엷비슷한 미소를 끝으로 하루가 저문다.


결국 삶은

견뎌내는 시간이 아니라

조용히 피어나는 순간들의 모음일지도 모른다.


오늘의 상처가 내일의 빛을 가리더라도,

그 빛은 사라지지 않고

언제나 제 자리에 머물러 있다.


그러니 지금의 어둠 또한

별을 더 선명하게 보기 위한 길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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