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묻는 법을 배우는 일”
처음에는 침묵이 힘이라고 믿었다.
생각을 억누르는 것이 어른스러움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깨달았다.
침묵은 내 이름을 빼앗아 간다는 것을.
사람들이 나를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다.
질문을 받아도 남의 말로만 대답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 스스로에게 묻지 않게 되었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누구인가?’
남은 것은 단 하나, 기능뿐이었다.
도와주고, 끝내고, 채워 넣는 것.
그러나 기능은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 묻지 않는다.
기능은 이름을 알지 못한다.
그저 작동할 뿐이다.
그렇게 나는 내 삶에서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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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언젠가 내 이름이 다시 불린다면?
그때 내 심장은 다시 뛰어줄까?
그날처럼 웃을 수 있을까?
두렵다.
아마도 나는 이미 너무 비어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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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름이 뿌리라면,
나는 아직도 기회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부르는 일.
다시 질문하는 일.
다시 대답을 찾는 일.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나는 내일을 무엇으로 기다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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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런 단순한 질문들이
내 목소리를 되찾아 줄지도 모른다.
사람은 숨이 멎을 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에게 묻기를 멈출 때,
진정으로 사라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