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속에서 찾은 작은 평화

에세이

by 나리솔


갈등 속에서 찾은 작은 평화



누구나 언젠가 마주하는 감정이 있다. 오랜 친구와 사이가 어색해지고, 그동안 쌓인 말 못 할 무게가 점점 마음을 짓누를 때가 바로 그런 순간이다. 나도 그런 적이 있다. 15년을 함께했던 친구에게 끝내 진심을 다해 말하지 못하고, 결국 관계는 조용히 조금씩 멀어져 갔다. 뒤늦게야 그때의 내가 얼마나 겁이 많았는지 깨달았다. 내 마음을 열 용기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 친구와 다툼 없이 서로 무심하게 지나칠 때가 가장 서글펐다. 마음속에 말하고 싶은 단어들이 떠올라도 입술은 굳게 닫혔다. 그런 순간마다 혼자 말없는 밤길을 걸으며, ‘왜 이토록 나약해져 버렸을까’ 하는 자책이 반복되었다. 그리고 언젠가 그 친구가 내 소셜 미디어에서 나를 차단한 걸 알았을 때, 나는 차라리 그 사실이 허탈하면서도 홀가분했다.

현재의 나는 그때보다 조금은 용기가 생겼다. 순전히 이 연말, 오래 묵힌 감정과 마주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때로는 연락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그 전에 내가 먼저 내 마음을 정리하고 표현해 보는 용기를 내보고 싶었다. 나도 모르게 쌓아둔 오해와 불안함을 가만히 풀어내고, 다시는 그런 무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지 않기 위해서다. 용기는 때때로 한 걸음 더 내딛는 작은 조각에서 시작된다. 그 조각들이 모여 마음의 평화가 되길, 나만큼은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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