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

에세이 이야기

by 나리솔


등불



어느 날, 한 사람이 어두운 길을 걷고 있었다.

그는 지쳐 있었고, 길을 잃은 듯했다.

앞이 보이지 않아, 마치 세상이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발걸음마다 메아리처럼 마음속 공허가 울려 퍼졌다.


그러던 순간, 길모퉁이에서 오래된 등불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 불빛은 크지 않았다.

겨우 두세 걸음을 밝힐 수 있는

작고 부드러운 원을 그릴뿐이었다.


사람은 멈춰 섰다.

“이 정도로 충분할까?”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앞에는 여전히 끝없는 어둠이 이어져 있었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두려움이 가슴을 눌렀다.


하지만 그는 용기를 내어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 또 한 걸음.

놀랍게도,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길이 조금씩 드러났다.

모든 것이 한 번에 보이진 않았지만,

길을 잃지 않을 만큼은 늘 밝혀주고 있었다.


어둠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길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인생도 이 등불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결코 삶의 전부를 볼 수 없다.

하지만 언제나 ‘한 걸음 더’ 나아갈 만큼의 빛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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