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진 시간

에세이

by 나리솔



우리가 가진 시간


우리는 종종 우리 자신이 시간 바깥에 서 있는 듯 느낀다.
마치 세상을 한 발짝 물러서서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관찰자처럼.
그러나 사실, 시간은 우리가 가진 전부다.

우리가 누구라 스스로를 정의하든:
잠시 이곳에 유배 온 불멸의 영혼이든,
혹은 원숭이보다 조금 더 발달한 지성을 지닌,
이제 곧 지구의 혼란을 다른 행성으로 옮겨 가려는 존재이든,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자산은 오직 시간뿐이다.

언젠가, 몇 날, 몇 시간, 몇 분 후에
태양은 더 이상 우리를 비추지 않을 것이다.
그때는 모든 기회가 사라지고,
성공할 가능성도, 다시 시도할 기회도 없어질 것이다.
컴퓨터에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그 순간이 정확히 언제인지 순식간에 계산해 줄지도 모른다.
아마 우리의 증손자들은 정말로 컴퓨터의 부속품처럼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미 오늘도 많은 기술자들이 사람보다 기계를 더 가까이 여기고 있으니.

우리는 늘 미룬다. “아직은 시간이 있어.”
끝내지 못한 일들을 언젠가 완성하리라 다짐한다.
그러나 결국 우리는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는가에 의해 규정된다.
우리는 시간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다.

작고 연약한 인간은,
끝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광대한 우주 속에 홀로 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희망을 품고, 꿈을 꾼다.
그리고 때로는 그 희망보다, 그 꿈보다
조소와 아이러니 속에 담긴 용기가 더 빛난다.

만약 신이 없다면,
그리고 그 웃음을 함께 나눌 존재가 없다면,
그건 신들의 손해일뿐이다.

왜냐하면 이 지구에서
우리는 단순한 아미노산으로부터
아이러니라는 특별한 술을 빚어낼 줄 알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어쩌면,
시간이 무자비하게 흘러가는 순간에도 웃을 수 있는 힘.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유일한 기적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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