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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서재의 예술

책장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삶의 초상이다

by 나리솔



개인 서재의 예술



오늘날 많은 가정에는 개인 서재가 있다. 사람들은 책을 사고, 서점에 줄을 서며, 심지어 ‘책 열풍’이라는 현상까지 생겨났다. 책 열풍이라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다른 어떤 유행이 아닌, 바로 책의 유행이니 말이다.


물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책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떤 이는 단지 장식을 위해, 멋진 장정(裝幀) 때문에 책을 사지 않느냐.” 그러나 사실 그리 두려운 일은 아니다. 책은 결국 반드시 자신이 필요한 독자를 찾아간다. 예를 들어, 책을 단지 거실 장식용으로 사는 사람이 있다 해도, 그 집에는 아들이나 조카가 있을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처음 문학에 눈을 뜬 계기가 아버지나 친척의 책장에서 발견한 책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책은 언제나 우회로를 통해서라도 결국 자신에게 필요한 이에게 가 닿는다.


개인 서재를 꾸릴 때는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단순히 ‘체면용’으로 책을 산다면 금세 드러나고 만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는 순간, 그가 실제로는 책을 읽지 않았거나,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곧 밝혀진다.


서재를 크기만 키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 번 읽고 끝낼 책’으로 가득 채우는 것은 더욱 그렇다. 그런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보면 충분하다. 집에 두어야 할 책은 다시 읽고 싶은 책, 마음 깊이 남는 고전, 그리고 무엇보다 사전·백과사전·참고서와 같은 도구들이다. 때로는 이 몇 권이 도서관 전체를 대신할 수도 있다.


또한 자신만의 서지 목록을 만들어 두는 것도 좋다. 카드나 메모에, 이 책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어떤 부분이 자신에게 의미 있는지를 기록해 두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결국, 한 번 읽고 지나칠 책은 굳이 살 필요가 없다. 개인 서재를 꾸리는 예술이란, 불필요한 책을 사지 않고, 다시 읽고 싶은 책만을 곁에 두는 절제 속에 있다.



“책장은 수집품의 진열장이 아니라, 우리의 사유와 영혼이 쌓여 있는 또 하나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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