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기적

내가 베푼 작은 선행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와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인

by 나리솔



내가 베푼 작은 선행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와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인 이야기


3년 만의 기적


어느 날이었어. 내가 길을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에서 자전거를 타던 한 아저씨가 꽈당! 하고 크게 넘어지는 거야. 순간 나도 모르게 심장이 쿵 떨어지는 느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달려갔어. 아저씨를 일으켜 드리고 보니까, 손에서 피가 철철 흐르더라. 아유, 내 마음이 다 아팠어.

그때 내게 필요한 건 오직 ‘아저씨를 도와드려야겠다!’는 마음뿐이었지. 주머니를 뒤적이다가 내 후드티를 찢어서 아저씨의 피 묻은 손에 질끈 묶어드렸어. 그리곤 조심스럽게 아저씨 집까지 모셔다 드렸지. 그때 아저씨 이름이 뭔지, 어떤 분인지 묻지도 않았어.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을 뿐이야. 그렇게 아저씨를 도와드리고는, 내 일상으로 돌아와 그날의 일을 까맣게 잊고 지냈지.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맙소사, 인생은 정말 예측 불허의 드라마 같더라니까!

얼마 전, 사랑니가 너무너무 아파서 며칠 밤낮을 앓았지 뭐야. 흑흑. 결국 친구가 추천해 준 치과에 가기로 했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진료 의자에 딱 앉았는데, 웬걸? 의사 선생님이 나를 보시더니 환하게 웃으시는 거야. 그러더니 뜻밖의 질문을 하시는 거지.

“혹시… 자전거에서 넘어져서 도와줬던 사람 기억하세요? 그게 바로 접니다.”

와, 정말 온몸에 소름이 쫙 돋는 거 있지?! 순간 말문이 막혔어. 내 눈앞의 이 의사 선생님이 3년 전 그 아저씨라고?! 꿈인가 생시인가? 선생님은 그때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해 주셨고, 나는 그제야 모든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이었어. 진짜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다니!

선생님은 그때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계셨어. 내 작은 도움이 그분에게는 엄청 큰 기억으로 남아있었던 거지. “님이 베풀어주신 친절 절대 잊지 않았어요. 오늘은 제가 님을 도와드릴 차례입니다!” 하시면서 내 사랑니를 무료로 치료해 주신 거 있지! 어머나! 어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니!

치과에서 나오는데 진짜 온몸에 전율이 흐르면서 마음속이 막 간질간질 따뜻해지는 거야. 내가 그때 베풀었던 아주 작은 친절이, 3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이렇게 엄청난 은혜로 다시 나에게 돌아올 줄이야… 마치 기적 같았어!

그날 나는 다시 한번 확실하게 깨달았어. 세상에 헛된 친절은 없다는 걸! 아주 사소해 보이는 나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용기와 위로가 될 수 있고, 또 언젠가는 내가 필요할 때 나에게로 돌아와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말이야. 우리가 의식하지 못해도, 좋은 마음들이 쌓여서 이 세상을 움직이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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