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 정원

by 나리솔


떠난 이의 빈자리, 내 안에서 찾은 온전한 치유

되돌아온 과거가 아닌, 나를 위한 새로운 오늘을 시작하는 이야기


우리는 가끔 마음속 깊이 품고 있는 간절한 바람을 묻는다. "떠난 사람이 다시 돌아와 주지 않을까?" 어쩌면 어린 시절 나를 두고 떠났던 부모님이, 혹은 사랑했던 연인이, 믿었던 친구가 언젠가는 다시 내 곁으로 와서 모든 오해와 상처를 풀어주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안고 살아가기도 해. 마치 K-드라마 속에서 잃어버렸던 가족을 애타게 찾거나, 헤어진 연인이 운명처럼 다시 만나 애틋한 로맨스를 시작하는 것처럼 말이야. 그런 재회는 우리의 오랜 상처를 보듬어 줄 안식처가 되어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지.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종종 드라마보다 더 냉혹하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기도 해. 어린 시절, '어쩔 수 없는 사정'이라는 모호한 말만 남긴 채 보육원에 버려져야 했던 민수 씨처럼 말이야. 세 살배기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얼마나 혼란스럽고 차가웠을까? 민수 씨는 오랫동안 그 차가운 시선을 견뎌내야 했어.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그의 가슴 한편에는 늘 어머니의 빈자리가 커다란 구멍처럼 남아 있었지.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그는 수많은 돈과 시간을 쏟았고, 셀 수 없이 많은 마음의 상처를 입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어. 그리고 마침내, 그는 어머니를 찾을 수 있었어. 경상도의 한 교도소에서, 슬픈 재회를 할 수 있었지.

첫 만남의 눈물은 뜨거웠을 거야. 잃어버렸던 시간을 한 번에 보상받으려는 듯, 어머니의 품에 안겨 흐느끼는 민수 씨의 모습이 눈앞에 선해. "미안하다, 아들아"라는 한마디는 그에게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달콤한 환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겠지. 하지만 꿈은 곧 산산조각 났어. 어머니는 아들에게 보살핌과 사랑 대신 돈과 책임을 요구했고, 급기야 법적인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지. 술에 취해 사고를 당한 어머니를 보며 민수 씨는 뼈저리게 깨달았을 거야. 사람의 본성, 특히 한 번 굳어진 습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토록 애타게 그리워했던 어머니의 품이 오히려 족쇄가 되어 자신을 옥죄는 현실 앞에서, 그의 마음은 또 한 번 깊은 상처를 입었을 거야.

비슷한 아픔을 겪은 영희 씨의 이야기도 우리의 가슴을 미어지게 해. 두 아이를 품에 안고 남편에게 버림받았을 때, 그녀의 삶은 벼랑 끝에 서 있는 것 같았을 거야. 남편은 집안의 모든 살림을 깡그리 훔쳐갔고, 심지어 전구 하나까지 빼가는 잔인함을 보였지. 영희 씨는 가난과 싸우면서도 아이들을 위해 손에 물집이 잡히도록 일했어. 그러면서도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는 늘 작고 여린 희망이 남아 있었을 거야. "그가 언젠가는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올 거야. 우리 가족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어..." 마치 K-드라마의 희생하는 어머니처럼, 고단한 삶 속에서도 가족을 지키려 애쓴 그녀의 모습에 눈물이 나네.

그리고 거짓말처럼, 15년 만에 남편이 돌아왔어. 하지만 돌아온 그는 더 이상 예전의 남편도, 소중한 동반자도 아니었지. 지친 몰골로 문 앞에 서서 용서를 구했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건 변명과 함께 돈을 요구하는 말뿐이었어. 그 순간 영희 씨는 깨달았을 거야. 과거의 기억 속에서는 따뜻했던 그 품이, 현실에서는 자신을 영원히 옭아맬 차가운 족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야. 과거를 놓지 못하고 떠난 사람의 빈자리를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일인지, 그녀는 너무나 아프게 배웠을 거야.

우리는 이 민수 씨와 영희 씨의 이야기 속에서 가슴 아픈 진실을 마주해야 해. '한번 버린 사람은 다시 버릴 수 있다.' '한번 배신한 사람은 또다시 배신할 수 있다.'는 현실을 말이야. 우리가 간절히 바랐던 그들의 '돌아옴'이 우리의 삶을 치유해 주기보다, 오히려 더 큰 고통과 상처를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

진정한 용서와 치유는 그들이 돌아와 우리의 품에 안기는 순간에 오는 것이 아니야. 오히려 그들이 멀리 사라져도, 우리는 여전히 굳건히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순간에 찾아오는 선물이야. 떠나간 인연에게 매달려 과거에 갇혀 있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소중한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용기가 필요해. 마치 오랜 상처를 딛고 일어선 주인공이 당당하게 자신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처럼 말이야!

떠난 사람을 기다리기 위해 내 오늘의 행복을 미루지 마. 그들의 부재가 나의 존재 이유가 될 수는 없어. 이제는 과거의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 너의 소중한 오늘을 단단히 지켜내야 해. 곁에 남아 있는 당신의 용기와 강인함을 더 아껴주고, 사랑해 줘. 그래야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자유와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과거에 갇히지 말고, 당신의 오늘을 지키세요. 떠난 사람을 기다리기보다, 곁에 남아 있는 자신을 더 아껴야 합니다."
"진정한 용서는 타인의 돌아옴이 아니라, 그들 없이도 온전히 살아갈 수 있는 당신의 강인함에서 피어난다."
"사랑하는 당신,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당신은 오히려 새로운 시작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월, 화, 수,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