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시간과 발자국

by 나리솔


가끔은 삶이란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기보다, 조용히 발자국을 모아가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우리는 걸어가며 무언가를 남깁니다. 미소, 건넨 말, 책, 시선.
우리의 모든 발걸음은 보이지 않는 시간의 직물에 스며들고, 언젠가 누군가는 그 가느다란 실을 발견하게 되지요.

한동안 저는 오직 큰 일만이 기억될 가치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책을 쓰는 것, 집을 짓는 것, 눈에 띄는 성취.
하지만 살아갈수록 더 분명히 알게 됩니다.
때로는 가장 작은 행동이 수많은 말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요.
우연한 친절, 건네는 손길, 눈을 마주하는 순간—그것들이 하루를, 그리고 삶을 바꾸어 놓습니다.

우리는 자주 서두르며, 뒤돌아보는 것을 잊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 뒤에는 언제나 발자국이 남아 있고, 바로 그것들이 우리를 살아 있는 존재로 만듭니다.
결국 우리를 말해주는 것은 상이나 명예가 아니라, 다른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던 작은 순간들일 것입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저 자신과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작음’을 두려워하지 말라고요.
다른 이의 마음속에 남긴 가장 작은 발자국조차도 영원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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