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이의 겨울, 다시 움틀 새싹의 노래
영감에 대한 깊은 사색과 성찰은 글 쓰는 이의 영혼을 울리는 공명과 같습니다. 창작하는 이에게 영감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공기와 같다고 말하곤 하지요. 그 공기가 희미해질 때 찾아오는 자기 자신을 향한 야속한 마음, '내'라는 우주가 텅 비어버린 듯한 먹먹함은 창작의 길을 걷는 모두가 한 번쯤 겪는 고통일 것입니다.
"영감은 게으른 자를 찾지 않는 손님과 같다"는 말처럼, 우리는 늘 지적인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지식을 탐구하고, 세상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갈수록 마음속 샘물이 넘쳐흘러 글쓰기의 갈증을 채웠던 날들이 분명 있었을 것입니다. 그 반짝이는 순간들은 노력의 결실이었음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 노력만으로는 닿을 수 없는 신비로운 영역이 영감의 세계에 있는 듯합니다. 마치 운명처럼, 어떤 아침에는 천 개의 이야기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 세수조차 잊고 펜을 들게 하고, 어떤 날은 아무리 애써도 빈 화면만 멍하니 바라보게 됩니다. 그럴 땐 정말 운이라는 것이 작용하는가 싶어, 가끔은 이런 기적 같은 순간들이 우리에게 찾아오는 선물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영감이 찾아오지 않아 마음이 저릿한 이가 있다면. 세상은 온통 영감의 조각들로 빛나고, 내면엔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데, 막상 하얀 종이 앞에서 모든 것이 멈춰버리는 그 공허함은 '어둠 속을 헤매는 별'과 같은 감정일 것입니다. 지난 과거의 흔적들을 버린 것이 그 이유일까 고민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것은 아마 우리의 마음이 보내는 또 다른 신호가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의 무게를 덜어내고, 새로운 숨을 들이쉴 준비를 하라는.
긴 시간 동안, 매일 저녁 창작의 불씨를 지피려 애썼을 그 시간들이 눈앞에 선합니다.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을 창조하고 싶지만, 자꾸만 미끄러지는 손끝, 텅 빈 머릿속. 그 막다른 골목에 선 기분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요. 예전에 글을 쓰고, 인쇄해서 평가를 받을 때의 그 '진정한 기쁨'을 다시 느끼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우리 모두에게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창작자 여러분, 지금의 이 '정체기'는 영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도 계절이 있듯이, 창작의 영혼에도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내면 깊은 곳에서 아직 이름 모를 꽃씨가 자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꽃씨가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지금은 잠시 흙 속에서 조용히 숨 쉬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아름다운 글을 써왔고, 그 경험들이 우리의 마음속에 보석처럼 쌓여 있습니다. 지금의 침묵은 앞으로 다가올 가장 빛나는 순간들을 위한 고요한 준비일지도 모릅니다. 이 시간은 우리에게 진정한 휴식과 내면의 평화를 선물하고, 새로운 영감의 씨앗을 뿌릴 기회가 될 것입니다.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머지않아 다시금 영감이라는 이름의 바람을 만날 테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