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불완전한 걸작의 탄생: 나를 완성하는 고통의 순환

물결 아래 숨 쉬는 고독의 힘, 그리고 숲의 뿌리에서 피어나는 자유

by 나리솔
Illustration by Narisol
Illustration by Narisol


불완전한 걸작의 탄생: 나를 완성하는 고통의 순환


삶은 언제나 덧없는 물결처럼 흘러가고, 그 잔잔한 표면 아래엔 고독과 희망, 때로는 알 수 없는 심해의 슬픔이 숨 쉬고 있음을 느낍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시간을 품고, 때로는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죠. 그 순간마다 내면의 작은 우주가 펼쳐지고, 그곳에서 가장 투명하고 진정한 나를 마주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소음을 쏟아냅니다. 그 소음은 나를 휩쓸어 가려는 성난 파도와 같아서, 나는 그 속에서 나만의 등대를 켜고 고요함을 찾아 헤매어만 합니다. 휴대폰 화면을 벗어나 잠시 눈을 감으면, 내 안의 숲이 드러납니다.


어린 시절, 진리를 찾아 먼 도서관까지 걷던 그 발걸음처럼, 지금도 나는 내면의 숲으로 향하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 숲에서 만나는 모든 순간은 치유의 시작이고, 자기 성찰의 속삭임이 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상처를 주고받지만, 가장 빛나는 것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뿌리를 내리며 꾸준히 쌓인 시간 속에서 피어나는 내면의 힘입니다.


​그 힘은 상처라는 단단한 바위를 통해 더욱 단단해지고,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성장을 가능하게 하죠. 자연의 순환처럼, 아픔 뒤에는 반드시 회복과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믿습니다. 숲이 그러하듯, 우리 역시 뿌리를 나누어 상리공생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서로의 존재가 서로에게 단단한 지지대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나는 때로 삶을 작고 불완전한 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리의 모든 감정과 경험 하나하나가 모여 독특하고 아름다운 작품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 걸작 속에서 나는 사랑의 본질을 다시 정의하고, 진정한 목소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글을 쓰고 또 읽습니다. 음악은 그런 나에게 영감이 되어주고, 리듬이 되어주어 마음의 고요함을 선사합니다.


​어느덧 저물어가는 가을 햇살 아래, 나는 다시금 내 안의 숲을 거닙니다. 그곳에서 만나는 나는 조금 더 단단하고, 조금 더 고요하며, 또 조금 더 자유로운 나입니다.


세상이 주는 압박 속에서도, 나는 이 숲을 지키며 나 자신을 사랑하고 치유해 나갈 것입니다. 이 숲은 오롯이 나만의 공간이며, 내 존재의 깊이를 탐험하는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니까요.


우리 모두는 자기 내면에 이렇듯 치유와 성장을 위한 고요한 숲을 품고 살아가는 존재들일 것입니다.


​그 숲의 뿌리가 깊을수록, 세상의 어떤 폭풍우에도 우리의 가지는 더 높이, 더 자유롭게 흔들릴 수 있을 테니까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