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팩 소동
선생님 이거 열어서 만지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 반에서 가장 말 많고 시끄러운, 그야말로 태풍의 눈을 담당하시는 k가 말했다. 아이의 손에는 등교하며 들고 온 핫팩이 들려 있었다.
“핫팩 가방에 넣으세요.”
한창 아이들 수학 문제 푸는 것을 검사하던 중이라 한마디 하고 다시 하던 일에 집중했다. 약간의 정적.
“선생님, k가 학팩 열어서 만져요.”
여자아이의 단말마가 들렸다. 아이구… 돌아보니 머쓱해진 얼굴을 하고 가위로 깨끗이 한 쪽면을 잘라 낸 핫팩을 든 k의 한 쪽 손 중지, 검지 끝이 까맣게 물들어 있었다.
“뜨거워요…”
얼른 핫팩을 빼앗고 손을 살펴보자 다행히 붉은 기 없이 손이 멀쩡했다. 화장실 가서 손을 씻고 오라고 하고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녀석. 상식이 통하지 않는 녀석. 그나마 자기 잘못을 빨리 인정하고 사과하는 편이라 밉지 않다. 세 남매 중 막내라 5학년답지 않은 애교도 부려 귀엽기도 하다. 물론 어디서 빵빵 터뜨릴 줄 모르는 게 흠이지만.
뭐든 처음보다 모방범죄(?)가 무서운 법. 하루가 지난 오늘 아침 학부모들에게 핫팩 이용을 자제시켜달라는 문자를 남겼다. 아이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하며. 부득이 이용할 시 교실 입실 후 바로 수거할 것임을 덧붙였다.
아침에 보낸 문자의 효과인가. 어제까지 등교하면서부터 핫팩을 만지작거리던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k 손에도 핫팩이 없다. 갑자기 추워진 등교길 더 추워질까 걱정을 되지만 일단은. 한동안 우리 반은 핫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