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교실이야기 #8

좋은 거 맞지?

by 참된열매
우리 반 아이들은 흥이 많다.


5학년인데도 음악 시간이면 교실이 떠나가라 노래를 부르고 누군가 발표가 끝나면(잎에 나와서 하는 경우) 알아서 저희들끼리 환호를 해주고 열렬히 박수를 친다. 역할극을 시켜놓으면 따로 주문을 하지 않아도 얼마나 실감 나게 연기하는지. 무엇이든 하려고 해서 하다못해 심부름이나 보통 귀찮아하는 공책 나눠주기도 서로 하려고 난리다. 반 분위기 때문인지 올해는 발표 안 하려고 빼는 아이도 없고 덕분에 모둠토의나 줄줄이 발표 시간이 매우 활발히 진행된다.



흥이 많다는 건 다른 한편으론 시끄럽다는 소리다. 내가 한마디 할라치면 저희들은 열 마디를 하려고 나서고 수업과 관계없이 자기들끼리도 많이 떠든다. 학기초부터 지금껏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마음속 이야기는 속으로만 하기’다. 분명 5학년에 맞는데 저학년들처럼 혼잣말도 그렇게나 한다. 심한 날은 5분에 한번씩 “조용!”하고 외치는 것 같다.



3월 첫날 아이들에게 가르친 것이 있다. ‘공적 시간’과 ‘사적 시간’. 수업 시간은 ‘공적 시간’ 임을 강조하며 그 시간에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분명히 가르쳤다. 보통 몇 번 강조하고 나면 수업 중 행동을 조심하는 게 대부분인데. 올해 아이들과는 1학기가 다 가도록 두더지 잡기를 하고 있다니. 가끔 아이들 입에서 “우리 반 너무 시끄러워요”하는 말이 튀어나오면 솔직히 집에 가서 저렇게 말하겠구나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다.



방학을 앞두고 마지막 단원에 나오는 ‘잘못 뽑은 반장’을 EBS에서 드라마로 만든 것이 있어서 진도를 끝내고 보여주려고 했다. 아이들을 알기에 보여주기 전에 웃는 것은 괜찮지만 절대 말을 하지 말라고 해두었다. 5분이나 지났을까 하나 둘 혼잣말을 떠들더니 급기야 또 말이 많아진다. 몇 번의 주의 끝에 결국 중간에 끊어 버렸다. 이 녀석들….







어제 학기를 마무리하며 1학기 동안의 추억을 주제로 추억 카메라 만들기를 하기로 했다. 즐거웠던 일, 아팠던 일, 슬펐던 일 등등 어떤 일이든 우리 학급에서 기억에 남는 일들을 사진처럼 그림으로 그려보고 카메라 틀을 꾸며서 그 안에 짚어 넣으면 완성이다.


“선생님, 즐거웠던 일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져요. 난 5학년까지 이 반이 제일 좋아. 계속 5학년에 있고 싶어.”


과잉행동과 주의집중 부족으로 자주 나에게 혼이 나는 K의 말이다. 예상치 못한 말에 나는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시끄럽긴 해도 저희들끼리는 즐거운 모양이다.






좀 시끄러우면 어떤가. 누구보다 열심히 발표하고 열정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고 시험을 쳐보면 그래도 동학년 3반 중에 우리 반이 좀 나은 것 같고. 학기초 학부모 상담 중 반이 좀 소란스러운 것 같다고 걱정하는 몇몇 학부모들이 있었다. 뭐 어쩌겠는가. 아이들이 행복하다면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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