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가치를 품고 있는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당신은 오늘을 왜 살아가는가? “ 너무 심오하고 깊은 질문이라 선뜻 대답하기 어렵겠지만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자신에게 던져봐야 할 중요한 질문이다. 시간을 좀 주겠다.
대답의 윤곽이 어느 정도 그려지는가? 당신이 떠올린 대답과 연관 지어 이 글을 읽어 내려갔으면 한다. 글을 읽고 난 뒤 더 나은 삶의 방향성을 찾길 바라며 나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다.
나는 어려서부터 키에 병적으로 집착했었다. 또래보다 작은 키가 그 원인이었다. 남들보다 작은 내 모습이 너무 미웠다. 하지만 이미 성장판이 닫혀버린 나에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자기혐오뿐이었다. 매일매일 스스로를 절벽 끝으로 몰아세웠다.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 하고 자책하는 일이 내겐 일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왜 이렇게까지 키에 집착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단지 키가 작아서라는 이유보다 더 근본적인 무언가가 나의 내면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듯 보였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결과, 자기혐오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가치에 있었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외모였다. 그렇기에 외적으로 키가 작은 나의 모습은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어긋나 있었다. 이런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그대로 돌아와 나의 마음에 깊이 박혀 상처를 냈던 것이다.
언제부터, 어떻게, 왜 외적인 가치가 내 마음의 중심부를 차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사실은 확실했다. 이 가치가 나를 망치고 있었다.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 그래서 도려내기로 결정했다. 아직도 상흔이 남아 완전히 떨쳐내기는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더 나은 삶을 위해 오늘도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전보다 조금은 달라진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말과 행동을 하고 있었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모두가 같은 가치를 삶의 푯대로 삼고 있었다.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우리가 진리라고 믿는 가치가 사실은 허상이라면, 우리가 가고 있는 목적지가 사실은 지도에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면,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그저 헛된 가치에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연봉이 높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예뻐지고 멋있어지기 위해 시간과 돈을 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정말 우리의 갈증을 완전히 해소해 줄까? 물론 삶을 살아가면서 외모와 학력, 부와 같은 요소들은 분명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어느 정도의 행복과 만족감을 제공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보다 더욱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내면의 가치이다. 안타깝게도 갈수록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않고 화려하고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는 바깥의 세상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를 채워줄 수도 없고 채워주지도 않는다. 단순하지만 절대적인 이 진리를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결국에는 무너진다.
한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자. 내면에 집중하다 보면 놀라운 일을 경험하게 된다. 전에는 불편하고 짜증만 나는 상황에서 이제는 감사하게 된다. 세상이 달라진다. 그전에는 세상이 나를 압도했지만 이제는 내가 세상을 압도한다. 세상이 내 안에 있고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게 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삶의 가치가 내면의 성숙에 있기에 타인을 사랑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심지어 미워했던 사람도 사랑하게 된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확히 알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의 말을 전할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내면의 성숙에 이를 수 없다. 그렇다고 너무 조급해할 필요도 없다. 오늘 하루, 타인과 나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하루들이 조금씩 쌓이다 보면 이기심으로만 가득했던 내면에 작지만 분명한 틈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니 편히 마음을 먹고 오늘 하루, 주변에 위로와 사랑이 필요한 그들이 있다면 다가가 진심 어린 한 마디를 전해주자.
삶을 살아가다 보면 다양한 가치를 만나게 된다. 그것은 외모일 수도, 돈일 수도, 명예일 수도 있다. 누군가 다양한 가치를 존중해줘야 하지 않겠냐며 내게 따져 묻는다면 나는 단호히 말할 수 있다. 가치에는 분명한 우선순위가 존재한다고. 결코 내면을 빼놓고 다른 가치에 편향되어서는 안 된다고.
이제는 눈을 돌려 자기의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자.
나를, 타인을, 더 나아가 세상을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근원이 바로 이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