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은 정말 감동적인 내용이 많았다. 이 책을 시작하는 문어라는 단편소설이 감동적이었다.
김동식 작가의 소설은 이해하면 할수록 점점 더 심오하고 난해해진다. 분명 현실을 반영하고 있고, 로봇,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등에 비유한 물질이 인류의 정신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신의 한 수 두 듯, 앞의 몇 수를 미리 내다보는 듯한 내용들은 김동식 작가의 의식수준이 굉장히 높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책 속으로... P.09문어는 다리 하나를 자르면 히드라처럼 또 하나의 성체로 자라는 걸 비유한 걸까. 문어라는 단편소설이 그랬다. 사랑하는 가족을 화재로 잃은 남자가 가족을 살리고 싶은 마음에 죽은 가족들의 손가락 하나씩을 들고 인조인간을 만들어내는 과학자를 찾아가는 이야기. 비록 살집 하나로 만든 인조인간 이였지만 시간이 지나 그 살들이 안드로이드 전체를 잠식하듯 변하여 실물처럼 변하게 된 가족들. 그리고 가족들을 살리고 자살한 남자마저 인조인간을 불법으로 만들어준 주인공.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다. 비록 피복은 인조라도, 마음만은 인간다운. 그래서 그 인간다운 마음 때문에 피복마저도 인간처럼 변할 수 있기를. 그런데 그렇게 되면 우린 영생을 누리게 되는 것일까?...
p.98 평범한 사람도 훌륭해지는 행성 이라는 단편소설 속에는 외계인들이 지구인에게 가르침을 요구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저희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나쁘지 않은지 알 수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훔치지 않으면 손해 보게 되었고, 꼼수를 이용하지 않으면 멍청이라 부릅니다. 양보와 배려는 철이 없는 것이고, 속임수와 사기는 현명한 것이 되었습니다.” 정말 정직에 대해서 도덕성에 대해서 강의를 하며 외계를 돌아다니는 교주가 될수만 있다면 지구인들은 모두 위대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행성. 착한사람들만 사는 행성. 그런 행성이 지구라면 트랜스포머처럼 지구별을 지키기 위해 옵티머스 프라임이 지구별에 올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결말은 이랬다. 외계인은 다름 아닌 미래의 지구인들이었다. 변질된 지구인들 때문에 무법천지가 되고, 권모술수가 능수가 되고, 거짓과 편법이 똑똑한 사람이 된, 그런 시대를 살고 있는 지구인들이 옛날의 지구인을 타임머신을 통해 데리고 온 것이었다.
진짜 내용전개가 무궁무진하다. 예측할 수 없는 내용으로 정곡을 찌르는 김동식 작가는 철학가같기도 하다. 한 권의 한 편도 내 예측대로 끝나지 않았다. 이런 재미가 크다. 이렇게 해서 김동식작가님의 소설집도 모두 독파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