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오늘의책 [셋이서 수다 떨고 앉아 있네] 작가: 명로진 정리 / 오성호, 홍석천,윤정수 지음 / 이우일 그림 출판사: 호우야 발행일: 2021년 11월 5일
정말 유쾌하게 읽은 책이다. 첫 장부터 아무 생각 없이 빨려 들어가는 책이다. 세 명이 모여 수다 떨던 이야기를 녹음해서 그대로 옮겨 적은 형식이다. 토크콘서트를 갔다 온 느낌이랄까. 보통 이 정도 두께의 책을 읽으려면 분야마다 시간이 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하루이상은 걸릴 것이다.
이 책은 다과와 함께 즐겼다. 보통 필기도구도, 포스트잇도 없이 오로지 책만 집중해서 보는 편인데, 이 책은 이상하게 읽다보니 다과가 땡기는 것이다. 한 시간인지 두 시간인지 모를 시간이 조금 지났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얼마 남지 않은 책의 후반부 몇 페이지를 엄지와 검지의 감촉으로 느끼며 시원섭섭한 아쉬움이 생기는 듯 하더니, 이내 뒷 표지만을 하염없이 보고 있었다.
세 분의 개성넘치는 말투와 숨김없는 이야기는 내게 인간적으로 다가왔고, TV속 연예인이 바로 옆에서 떠들어 주는 친구들 같았다, 진짜 셋이서 신나게 수다를 떠는구나. 그 느낌 그대로 제목에 반영한 것. 제목자체가 넘 재밌다. 셋이서 수다를 떨고 앉아 있다니... 참 안성맞춤이다.
사람 사는건 다 똑같구나 라는 생각이 그들에 대한 나의 위화감을 허물어 주었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일반사람들 보다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와 다양한 사람들을 두루 만났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어야 하기 때문일까. 의도치 않은 베풂이 우스운 사람을 만들고, 등처먹기 쉬운 사람이 되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자기 것을 야물게 잘 챙기는건 당연한 일인데도, 가진 사람이 그런 행실을 보이면 “가진 사람이 더 하다”는 말이 나온 것 같기도 하다.
그만큼 그들은 야물지는 않지만, 배려로 무장된 이해심으로 인간적이고 너무나도 인간적이어서 수 많은 사기를 당하고도 사람을 믿고, 다가오는 사람을 마다하지 못하고, 진정한 사랑을 꿈꾸고 진정한 인연을 기다린다. 지나간 안 좋은 기억도 좋은 추억으로 승화시키는 주인공들 살면서 얼마나 크고 많은 파고가 덮쳐왔을까. 그들의 것을 갈취해 가는 남들에 대해 초연해진 모습은 꼭 절에서 오랫동안 생활하신 스님 같았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은 것처럼.
아, 이래서 연예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싶다. 아무리 순수하더라도 세 분이 함께라면 우정으로 험한 세파를 꿋꿋이 이겨나갈 것 같다. 지나가다 본 글이 생각난다. 제목이 밑바닥이었던가. <맑아보여도 가라앉은 모든 것은 다 같으니, 함부로 휘젓지 말라.>
사람 사는건 다 똑같은 것 같다. 세상은 불공평하다. 상대적으로 보자면. 개인마다 주어지는 아픔의 양도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 각자 인생의 비율로 보면 누구나 다 똑같이 아픔을 함유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