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에는 얼큰한 국물요리를.
호치민에서의 일상
요즘은 매일 오후에 비가 내린다.
지금이 진정한 우기일까...
비가 오는 날엔 왠지 우울하다.
대신
시원하기 때문에 요리하기엔 참 좋은 날씨다.
문도 활짝 열어놓고 말이다.
호치민은 사계절이 여름이라,
아침, 저녁으로만 외출과 산책이 가능하고,
가능한 낮 시간엔 타 죽지 않으려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실내에서 지내야 한다.
비 오는 날.
꽃과 나무는
비를 좋아하는 것 같다.
비가
시원하게 내린다.
가끔 요란스런 천둥번개도 치지만...
소고기 국거리 500그램을 국간장과 후추를 넣고 조물조물 한 뒤, 참기름으로 볶았다.
겉면이 살짝 익었다 정도로만 볶았다.
다 익히지 않아야 고기가 연하고 국물 맛이 더 구수한 거 같다.
한국무를 쓰면 1/2 크기를 손톱 반틈 굵기로 잘라 십자 모양으로 썰면 되는데
여긴 한국무가 귀해서 내 손목만 한 베트남 무 한통을 다 쓴다. 베트남 무는 맵기만 하고 맛이 없다.
한국무는 퍼런부분이 달짝지근하고 시원한데 , 베트남 무는 너무 맵다. ㅡㅡ
살짝 볶은 고기에 십자 모양으로 썬 무를 넣고 물을 잠길만큼만 부어 무를 포옥 익힌다.
무에는 소고기의 고소한 맛이 베이고,
소고기는 무 덕분에 더 야들해진다.
중강 불로 약 20분 정도 끓였다.
보통 무랑, 파만 넣어도 맛이 있지만,
나는 채소 건더기가 많은 게 좋아서
새송이버섯과 콩나물도 넣는다.
콩나물 대신 숙주를 넣어도 맛있다.
새송이버섯 큰 거 세 개,
대파 여섯 개,
콩나물 한 봉 씻어서 준비.
버섯과 파는 모두 고기 크기만큼 동일하게 썬다.
아삭함을 담당하는 콩나물이 별미다.
마음 같아선 토란대도 아삭하니 맛있지만, 이곳은 토란 구할 곳이 없다.
무가 익으면 나머지 재료를 넣고,
고춧가루 큰 세스푼, 다진 마늘 큰 두 스푼, 국간장 큰 세 스푼 넣고 재료를 섞어준다.
재료가 골고루 섞이면 잠기도록 물을 붓고 한소끔 끓인다.
한소끔 끓었으면 간을 보고 국간장으로 간을 한다.
되도록이면 약간 싱겁다 시피하게 간을 해야한다.
푹 끓이면 채소도 부피가 줄고, 국물도 쫄기때문에..
간을 싱겁게 하면 채소육수덕분에 국물에서 시원한 맛이 난다.
이렇게 뚜껑 닫고 중불에 20분 익히면
조미료를 안 넣었는데도
조화를 이루는 맛있고 얼큰한 소고깃국 완성된다.
이렇게 완성한 국은
기숙사 생활을 하는 남편에게 9/10가 전달된다.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나의 요리는
소고기국이다.
비 오는 날,
집안에 퍼지는 소고기국의 향이
하루종일
내 입에 군침을 돌게 한다.
2022.08.26
브런치작가 정글
번외)
한국에서 공수해온 시어머니표 3년 묵은 묵은지김치찌개.
비계가 많은 삼겹살과 양파, 풋고추를 숭덩숭덩 썰어넣어 또, 어머님이 직접만드신 조청이 들어간 고추장 한숟갈 푹 떠 넣어 끓이기만 하면 기가 막히게 맛있는 김치찌개가 완성된다.
요리는 불이 다 하는 듯..
앗, 남편이 좋아하는 두부가 빠졌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