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2023.11.10 am05:55 호치민에서 부치는 편지

by 햇살나무

희생하지 말고 사랑해_



나는 널 위해
희생하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다

너를 위해
내가 없어지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다

뼈가 깎이고
살이 깎이고
마음이 깎여서

가벼운 재로
날아가버리는 것을
숭고하다 생각했다

그 위대함이
대단하다 생각했다

그러나

맹목적인 희생이
습관처럼 버릇이 들어서
나도 나를 없애고 지워가고 있었다

또 희생하려 했다
그러나 이제는 희생하기 전에 묻는다

사랑해서 하는 거니
습관처럼 하는 거니
미안해서 하는 거니

사랑해서 하는 희생 말고는
희생하지 말아 보자

내가 없어지면
누가 나를 사랑해 주나

그러니
희생하지 말고
사랑부터 하기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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