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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에 쓴 글)신 대신 내려주신 존재

by 햇살나무

어제 먹은 약이

독한가보다.



효과가 늦게 시작되더니

포항도착해서

밤에 잠들면서부터

오늘 아침에 잠깐 눈떠

아들램 학교가는거

챙겨주고선

또 침대에

레슬링 스파링에 걸려

뒤로 나자빠지듯이

엎어져 잤다.


눈떠보니

오후

한시반이다.

오,마이갓,


아침도,점심도

굶고,

주린배가

내 위를 똑똑 노크하여

깨운것 같다.

아니,

시어머니가

며느리 죽었는지

수십번도

더 노크했을지도

모른다.

난 몽유병이 있으므로,

밥 먹으라고

문열때마다

"괜찮다"고

아주 멀쩡하게

말씀드린지도 모른다.

내 머릿속엔 없지만.

중요한건

지금 이 순간

위가 괴성을 지른다.

꾸뤠에꿰뤠꿰뤨뤨꾸루꾸루꾸루

싱크대 막혀서

뚫었을때

소리난다


내 위; "어이!주인.

얼른 이 뱃속에

음식물을

집어넣어줘!"




나는 꿈에서 우리집에

누가 찾아온대서

벌떡 일어났는데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못해

퉁퉁부은 눈을

부릅뜨곤

나는 어디 여긴 누구

이러고

몸의 중심을 잃고

휘청휘청

호랑나비춤추고 있다.

그런데 그때

내 핸드폰 소리가 울린다.

참고로

내 핸드폰벨소리는

우주에서 명상하는 소리다.

돌고래소리에

종소리 섞은 소리난다.

어쨌든

전화를 받으니

엄마다.



"어제먹은 갈비탕,

맛있었지?

알토란에 임짱이라고

그사람 인상이 참 순수해서

양심적으로다가 만들었을것 같아서

홈쇼핑으로 주문했잖아.

내가 사람보는 눈은 있어.

그치?

석이도 잘먹던데

이거 부칠테니까

뜯어서 그냥 냄비에

갖다붓고 뎁히기만 해.

갈비도 많이 들었더라

더운데 반찬한다 부엌에서

저지레하지말고

그냥 애 국물에

밥말아 맥여

갈비도 뜯게 하구.

너두 한숟갈 먹구.알았지?

시부모님도 한 그릇씩 드려

그건 니 맘대로 하고

10봉지 결제했어,

언젠가 도착하겠지.

그래, 끊자,"



엄마는 역시

자식이 멀리있어도

배가고픈걸

어찌아시고

이렇게 전화까지 와선

"배고프지?어서 와.밥줄게"

하며 같이살던시절

챙겨주던 그때 그 본성을

지금도 발휘하고 계신다.



꿈인지 생신지

어리버리하게

정신은 못차려도

배 고픈것만은

확실하게 알아차리는

나의 본능


엄마는 신을 대신하여

내려주신 존재라했던가.


엄마의 그늘이

얼마나 큰지

오늘도 여전히

느낀다.


이 세상

모든엄마들이

다 그럴것이다.


표현은

안해도

자나깨나

자식걱정일 뿐.



엄마로 인해

힘을 얻은세월

이젠 내가

엄마의 힘이

되어드려야지,

하면서도

한편으로

투병생활 중에도

자식배고픈걸

알아차리는

엄마의 모성애가

이럴땐 참으로

눈물겹고, 죄스럽다.,


엄마가

병마와 싸워

이길수 있도록.

무한긍정의 힘으로

나도 억척스레

챙겨먹으며

기운을

낼것이다.


나를 있게 한

엄마를 위해

신께 기도해야지.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나의 영원한 신

울엄마.

이젠 제가 대신

그늘이 되어드릴게요.

끝까지

함께할께요

사랑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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