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사진 출처
요즘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이 많은 중이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해 오다가,
그게 아니라는 걸 차차 알게 되는 중이라고 해두고 싶다.
나는 사실 돈을 잘 모으지 못한다.
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갑자기 쓸 데가 생긴다.
그리고 돈이 없을 땐 쓸 데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서 저축으로 큰돈을 모아본 적은 없다.
돈을 정말 귀하게 모실 줄 모르는 거다.
그러다 나는 돈보다는 자기 계발에 늘 더 진심이었다.
내가 모아둔 돈은 하루아침에 몽땅 없어질 수 있지만,
내가 무슨 일이든 해낼 줄 아는 사람이 된다면 돈은 항상 나를 따라오게끔, 나라는 사람이 돈을 버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되면 된다는 신념이 있었다.
그래서 사실 나는 돈 걱정보다 배움에 훨씬 더 많은 가치를 두게 되었다.
사실 모으는 데는 재능이 없고 무슨 일이든 해내는 사람이 되고자 능력을 기를 줄 알았으니..
그러다 요즘 문득 든 생각은 그럼에도 현재 내게 돈이 진짜로 많다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까, 내 마음은 행복했을까.
내가 현재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그건 모두 돈 때문일까 생각해 본다.
그런데 돈이란 것이 대체 뭐길래..
돈은 인간의 노동이 만들어낸 부산물이다.
세속적 가치로는 노동의 부산물이지만 철학적으로 이야기해 보자면 돈은 사실 '똥'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옛말에 '아끼면 똥 된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쓰는 화폐의 근원은 잉여된 노동작물끼리의 물물교환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즉 각자가 농장에서, 또는 바다에서 생산한 것들을 자기의 삶에 필요한 만큼 쓰고 더 이상으로 소비되지 못한 잉여 생산물끼리 바꾸면서 시작됐다.
그것이 나중에는 잉여생산물로 변질 없는 조개껍데기나, 구슬 같은 것으로 통일되어서 원하는 물건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체계가 구성되었고, 세월을 거치고 단계를 거쳐 휴대하기 쉽고 가벼우며 변질되지 않는 화폐로 바뀐 것이다.
결국 화폐 즉 돈은 매일의 노동의 대가로 얻은 수확물이다.
그러나 잉여된 수확물이다.
사람은 노동을 하기 위해 어차피 먹어야 했고 살 수 있었기 때문에 또 노동이 가능했던 것이다.
살 수 있을 만큼만 필요해도 됐는데 땅의 축복으로 농사를 짓고 잉여생산물을 얻게 된 것은 로또 같은 복권에 당첨된 일이었다.
그런데 만약,
잉여된 수확물만을 위해 먹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자지도 않았더라면 수확물을 거두기도 전에 이미 사람은 사망했을 것이다.
주와 객이 전도되는 일이다.
욕심이 화를 부르는 일이다.
고로 사람에게는 적당한 것이 중요하고,
로또에 당첨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시간과 몸과 영혼을 갈아 넣으며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이 아니지만,
매일 먹고살 만한 양의 수확물을 얻으며 노동을 하는 과정 속에서는 걱정과 불안은 스며들 틈새가 없었을 것이다.
부자들의 세상이 늘 빛나지만은 않는다.
오히려 부자로 태어난 사람들의 인생은 그 자신의 출발점으로부터의 도약보다는 추락이 더 많았다.
그들의 이야기는 예로 들지 않아도 늘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세간의 뉴스거리로 들썩거린다.
생산해보지 않고 얻은 부산물들이므로 그것이 영원한 줄로 착각하고 무한정 소비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들의 오래된 조상들의 위대한 수고가 인류역사의 농사와 같은 로또를 만난 것을 모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 사람 평생에 복권에 당첨되기도 힘든 일인데,
태초에 만난 복권으로 얻은 부산물로 자신의 한 생을 영원한 부자로 점찍을 거라 확신하지 않았으면 한다.
세상의 성공에 속지 않았으면 한다.
바뀌지 않을 것에 마음을 두었으면 한다.
오늘 내가 쉴 집이 있고 먹을 한 끼가 있고 일할 곳이 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음에 행복을 가졌으면 한다. 그 작은 행복조차도 함께하는 사람과 나눌 줄 아는 감사를 해야겠다.
이 작은 것조차 당연하지 않음을 ,
그 작음이 얼마나 어렵고 귀하고 위대한지를 알았으면 한다.
평범한 우리가 생애마다 최선을 다해 살아왔음을 기억하고
앞으로도 매일 부지런히 안분지족 하고 살아가는 스스로를 칭찬하고 응원하고 축복해 주길 바란다.
남들과의 비교 없이. 오로지 스스로의 인생 수레바퀴를 굴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