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인 내가 해줄 수 있는 모습.

by 햇살나무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고 했다.

앉아서 책을 읽는 부모의 등.

서서 청소하는 부모의 등.

일하러 나가려 신발을 신고 있는 부모의 등.


누워서 티브이만 보는 부모는 등을 보이지 않는다.


언제나 묵묵히 일하며 선 등을 보고 자란다.



요즘 들어 일하는 게 짜증이 난다.


내가 해주는 음식보다 인스턴트를 더 고맙고 맛있게 먹고,

설거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도 탑 세우듯 또 쌓아 올리고,

바닥에 쓰레기가 보여도 발로 쓱 밀어버리곤 자기 갈 길 가는 가족들.

늘 쓰던 수건을 이리저리 던져놓고,

입던 옷도 빨래통에 넣지 않고 그자리그대로 쌓아놓고,

모두 제자리에 있지 않은 물건들을 제자리에 넣어주는 가족이 없다.


그런데 내가 기억하는 나의 부모님은

즐겁게 요리하시던 어머니와,

일하러 나서며 현관 앞에 앉아 신발끈을 풀고 매시는 아버지의 당찬 모습...


아이들은 나의 등을 보지만,

등만 봐도 알 수 있을까. 나의 짜증을.

내 등을 그들이 보기는 한 걸까.



내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모습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집안일도 멋지고 흥겹게 해내는 모습이 아닐까 되돌아보게 된다.


사진처럼 지금의 장면조각들을 추억할 40대가 될 내 아이들을 상상해 보며..


힘이 드나 보다.

힘을 내야 할 때 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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