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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아래 Feb 26. 2024

꽃이 피는 날에는

우리들이 꿈꾸는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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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간 듯 안 간 듯, 봄이 온 듯, 안 온 듯

머지않아 꽃들 한치라도 늦을세라 경쟁하듯 봉우리 만개하겠지


그러나, 우리의 일상은

어제와 같은 오늘이 될 수도

어제와 다른 오늘이 될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한순간도 우리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어서 슬퍼라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날이어도 괜찮아

꽃이 흐드러지게 피지 못한 날이어도 괜찮아


그 꽃이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 꽃이 향기가 없어도 괜찮아


세상 눈치 보지 않으며

물안개 가득 한 능선 따라 바람결에 나불거리는 풀꽃

너를 만나러 가리라


수줍은 네 얼굴 환히 비추려 빼꼼히 드러내는 태양

붉은 광선 속 중심에 있을 때에야

  순간만이라도 온전히 세상의 주인공이 되리라


산아래 강가에서 불어오는 바람 한 줌

모든 생명 품고 있는 기운 찬 땅에서 

몸속 세포 하나하나 잠에서 깨어날 때에야 

한 순간만이라도 비로소 자연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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