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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아래 Jan 19. 2024

마음이 머무르는 곳

봄꽃이 그리워지는 겨울밤의 이야기

긴긴 겨울이 시작될 때 새하얀 눈을 그리워했습니다.

하루 이틀 겨울이 지나는 동안 벌써 싱그러운 봄이 기다려집니다.


쌀쌀한 날씨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어떤 때는 겨울과 별로 어울려 보이지 않는 비가 마구 내릴 때가 있습니다.

겨울비보다는 촉촉이 내리는 봄비가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어제의 마음이 오늘의 마음과 같은 건 아닙니다.


그중에서도 사람에 대한 마음은 좀처럼 걷잡을 수 없습니다.

좋다가도 싫기도 하고, 싫기도 하다 다시 좋아지기도 하니 말입니다.

때로는 영영 싫어질 때도 있으니 참 알다가도 모를 인간의 마음입니다.


믿었던 친구, 연인, 가족, 동료... 그들에 대한 마음도 갖가지입니다.

만나면 좋다가도, 어떨 때는 의미 없이 던진 말 한마디에 마음이 상할 때도 있으니 말입니다.

언제난 내편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내편에 서지 않을 때도 마음 한편에 서운함이 일렁이기도 합니다.


힘들 때 내 마음 몰라주는 상사가 한순간 미워질 때도 있습니다.

갑갑한 마음에 바깥바람 좀 쐬자고 제안했는데 바쁘다는 친구, 동료의 말이 왠지 서운 할 때도 있습니다.

인생을 좀 살았나 싶은데 그런 나의 마음도 사람들의 마음도 아직 모르겠습니다. 인생을 덜 살았나 봅니다.

언젠가는 알 수 있을까요...


아직 겨울이 가기까지는 멀었는데 벌써 봄꽃이 그리워지는 밤입니다.


< Photo : 때이른 매화 /  2023. 12. 13.  Breda in Netherland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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