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감성
개학을 하루 앞두고 아들과 면천에 들렀다.
마음이 복잡할 때 가끔씩 들르는 그곳. 한 때는 우체국이었던 곳이 지금은 카페로 변했다. 카페 이름에 '미인'이 들어가 있어서 미인들만 있는 줄만 알았다. 그러나 한 때는 미인이었을, 물론 지금도 마음은 여전히 미인인 할머니들의 웃음이 미모 대신 가득하다. 할머니들의 대화가 귓전에 맴돈다. '우리가 옛날 생각대로만 살면 안 돼, 우리가 생각을 바꿔야 젊은 사람들이랑 대화가 되지'라는 할머니들의 대화는 사뭇 진지하다.
100년 동안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던 우체국이 지금은 동네사람들의 사랑방이 되었다. 편지라는 형식은 없지만 사람들의 추억은 고스란히 이 공간에 켜켜이 쌓여있다. 분노나 미움보다 애정과 배려가 묻어난다. 누군가는 편지를 받는 일은 사랑받는 일이고 편지를 쓰는 일은 사랑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편지는 분노나 미움보다는 애정과 배려에 더 가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편지를 받는 일은 사랑받는 일이고 편지를 쓰는 일은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중에서 -
간편한 SNS와 메시지가 편지를 대신한 지 오래다. 하지만 편지를 쓰던 손의 온기, 그것을 기다리던 마음의 간절함은 어떤 메시지로도 대신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불편했던 그 기다림이 오히려 그리워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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