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은 사람의 사랑 이야기

생각이 많은 사람

by 낭만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됐다. 강의시간 중 한 사람이 들어왔다. 처음에 한눈에 반한건 아니었다.

그냥 옷 스타일이 조금 특이해서 눈 길이 갔다. 사람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조건이 무엇일까.

겹치는 강의시간마다 그 사람을 보게 되고 친해지기 위해 괜히 말을 걸며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고

연락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면서 그 사람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고 서서히 그 사람이 좋아졌다.

왜 좋아졌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 사람에게선 향기가 났다. 꽃 향기 비슷했던 거 같다.

잘 웃고 하고 싶은 게 명확한 사람이었다. 그저 서서히 그 사람에게 빠지게 되었다.


계속해서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문득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할 자격이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어리석은 것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한편으론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그 사람과 나를 비교하기도 했다. 그 사람에 비해 나는 하고 싶은 게 명확하지도 특별한 향기가 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사실 나에게 있는 부분을 원해야 하는 것도 맞으니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할 부분이 전혀 없어 보였다. 자존감 문제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저 이 사람에 비해 부족함을 느낄 뿐.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그 사람에게도 봄이왔나보다. 애인이 생겼다고 한다.

나는 축하해 줬다. 내가 뭘 노력한 것도, 고백을 한 것도 아니었으니 기분은 이상헀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축하해 주는 일이었다. 예정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고백할 용기도 없었고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있기 때문이었다.

이 사람의 애인이 그 사람에게 다가갈 때 나는 생각이 많아 주저하고 있었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적어도 거절이라도 당했을 텐데 말이다. 이제 와서 이런 생각을 하는 나도 조금은 밉다.


다른 사람이 나를 보면 답답해 할 수 있겠지만 어쩔 수가 없다. 나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괜찮다. 나는 살면서 또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 것이다. 아직 누군지 모를 그 사람과는 다른 결말이 났으면 좋겠다. 그때는 나도 달라질 거라 믿는다.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있다는 것은 무엇을 발전시키고 달라져야 할지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비슷한 상황이라면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

다가가지 못한다고 해서 지질한 게 결코 아니라 생각한다. 그저 생각이 많을 뿐이다.

그 생각을 조금 덜어낸다면 다른 결말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