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christmas)라는 표현의 유래는 라틴어에서 찾는다.라틴어 크리스투스(christus)와 마사(massa)의 조합이다.구원자를 뜻하는 크리스투스와 모임을 의미하는 마사니까 구원자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모임 날이다.성경 어디에서도 예수의 정확한 탄생일을 확인할 수는 없다.다만 AD 350년 당시 로마 주교 율리오 1세가 그때까지 로마 사람들의 축제일이었던 12월 25일을 기념일로 정한 이후 이어졌다는게 정설이다.예수 수태일인 3월25일로부터 9개월 이후의 날이다.Xmas라는 표기도 크리스투스를 쓰는 그리스어 첫글자 X에 마사의 mas를 붙인 것인데 읽을 때는 라틴어 방식으로 크리스마스다.
새터데이(saturday)라는 단어도 라틴어 사투르누스(saturnus)에서 왔다.유선경 작가가 쓴 `나를 위한 신화력`이라는 책에 보면 잘 정리돼있다.사투르누스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농업의 신이다.로마가 세워지기 전부터 그 땅에 살던 원주민들에게서 최고의 신으로 섬겨졌다.로마를 세운뒤 포로로마노를 개발하고는 BC497년 카피톨리노 언덕에 가장 먼저 지은 건물이 사투르누스 신전이다.로마인들은 고대 시절부터 12월17일에서 짧게는 사흘, 길게는 일주일 가량 축제를 열었다.사투르누스에게 풍작을 기원하는 제사다.사투르날리아 라는 이름이다.로마인들은 이날을 태양의 탄생으로 간주했다.시기를 따져보면 동양에서의 동지였다.낮이 가장 짧은 날이지만 그 다음날부터는 해가 다시 길어지는 만큼 새로운 시작으로 보았던 것이다.로마인들은 사투르날리아 때엔 양초나 인형 등 선물을 주고 받았다.실컷 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래했다.축제 기간 동안엔 모두 평등했다.평민이 귀족에게 욕을 해도 됐다.노예도 그 때엔 자유로울수 있었다.주인이 노예와 옷을 바꿔 입고 노예가 주인을 조롱해도 받아줬다.함께 똑같은 술과 고기를 먹었다.사람들을 신분 족쇄에서 잠시 풀어줘 계층 갈등을 완화하는 효과들 얻었다.사투르날리아가 폐지된 뒤에도 이런 전통은 남았다.카니발의 가면축제에 그대로 계승됐다.이런 문화와 풍습은 고스란히 크리스마스로 이어졌다.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 지배에서 해방된 후 미군정 체제때 크리스마스가 공휴일로 지정됐다.대한민국 정부 수립후 1949년 대통령령으로 기독탄신일이라는 기념일로 다시 정해졌다.그 때는 기독교와 카톨릭 인구가 전체의 5%에도 이르지 못했던 시절이다.지금은 이보다 훨씬 많아졌으니 달라졌다.실제로 크리스마스는 각자의 종교에 상관없이 온 국민의 축제로 받아들여진다.
언제부터인가 성탄일 즈음 불교 사찰 앞에 예수 탄생을 축하한다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나붙는다.기독교나 카톨릭이 주류를 차지하는 다른 나라에서도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 대신 `해피 홀리데이`를 쓴다.나의 종교만 내세우는 편협함을 넘어 상대를 배려하는 훈훈한 마음들이다.이슬람 국가인 요르단과 레바논 그리고 인도네시아는 진작부터 크리스마스를 공휴일로 지정해 함께 즐기고 있으니 비슷한 생각인가 보다.우리는 성탄일 외에도 석가탄신일이나 단군 시조를 기리는 개천절도 기념하는 만큼 열린사회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가진 셈이다.
토요일이면서 동시에 크리스마스인 오늘 로마인들에게서 배울 전통을 하나 가져오고 싶다.1년에 한번 사투르날리아 축제 때만이라도 공동체 구성원 모두 평등하게 즐거움을 누렸던 바로 그 모습이다.사투르날리아와 크리스마스가 겹쳐졌으니 로마인들의 축제와 그 정신을 자연스럽게 기릴 수 있을 듯하다.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진 이들과 없는 이들 간의 양극화는 더 심각해져버려 평등한 즐거움을 누려보자는 말이 과연 통할지 모르겠다.그래도 오늘 만큼은 그랬으면 한다.한걸음 더 나아가 올해 내만이라도 사람 사는 세상 전체에 배려와 온정이 넘쳤으면 좋겠다. (2021.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