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 플랫폼 기획자 노트 2 - 업무 효율화에 대한 고민 과정 기록
플랫폼 기획 이전 플랫폼을 사용하게 될 고객군에 대해 먼저 분석했습니다. 크게 ‘매체 구좌를 팔아야 하는 주체’와 ‘매체 구좌를 사야 하는 주체’로 분류했고, 좀 더 세분화하니 ‘매체 구좌를 팔아야 하는 주체’는 매체를 소유하고 있는 “매체주”와 “지방자치단체”였으며, ‘매체 구좌를 사야 하는 주체’는 “광고주”, 광고주에게 영업권을 대행 받은 “광고대행사”, 연예인 생일 축하 등 일반 광고 목적과 조금 다른 니즈를 갖고 있는 “기타 개인”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고객군 사이의 거래 프로세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선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였기에 먼저 현업자들을 만나 그들의 생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옥외광고 집행 과정을 개괄적으로 나열하자면 크게 네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었는데,
① 광고주는 광고를 집행하기 위한 장소와 해당 장소에 있는 매체를 탐색하고 매체주의 컨택포인트를 찾는다.
② 광고 집행 기간과 단가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계약을 체결한다.
③ 광고 소재를 전달한 후 계약 기간 시점에 광고를 게재한다.
④ 광고가 정상적으로 게재된 것을 촬영하여 보고한다.
위와 같이 진행이 되고 있었고, 이 과정을 기반으로 유저 시나리오를 고민하며 플랫폼 IA를 설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위 과정만 고려한 채 플랫폼 구조를 설계하다 보니, 기존 업계 생태를 단순히 플랫폼으로 옮기기만 하는 것은 유저가 기존의 익숙한 방식을 버릴 만큼의 매력이 아닐 것이다 생각하게 됐는데, 다행히 앞서 진행한 현업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현재 갖고 있는 Pain-Point 역시 함께 파악할 수 있었어서, 해당 내용 바탕으로 그들의 업무 과정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을 두번째 핵심 가치로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옥외광고 시장 구성원 간의 니즈는 공통적인 것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었는데요. 먼저 매체주와 광고주 모두의 공통된 니즈는 광고 구좌를 사고 파는 과정에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절약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재의 거래 과정을 좀 더 상세히 풀자면 광고 매체 및 담당자 컨택포인트를 탐색하고, 단가 협의 후 계약서 출력하여 간인 및 날인 후 퀵으로 배송하고, 금액 결제하는데 선입금 및 최종납입 시마다 컨택을 주고 받고, 광고 소재를 보낸 후 소재 검수 승인 관련된 내용으로 계속 신경 쓰고, 광고 게재 후 게재보고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모든 일련의 과정에 있어 두 고객군 모두 큰 피로도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플랫폼에서 해결하기 위해 매체 탐색 과정을 간편화하고, 이후 거래 과정을 모두 플랫폼 내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IA를 설계하기 시작했는데, 앞서 파악한 사용자들의 공통된 니즈 외에 각기 다른 니즈까지 충족시키고자 하니 플랫폼 기획이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각각의 니즈 중 먼저 매체주는 매체 시설물 관리에 대한 니즈가 있었습니다. 매체에 노출되는 광고 소재들은 아직도 원격으로 송출하는 것이 아니고, USB에 광고 소재를 담아 시설물 안에 있는 PC에 꽂는 방법으로 영상을 노출시키고 있기에, 광고 소재가 변경되거나 노출 순서 변경이 필요할 경우 그 때마다 매체 시설물까지 직접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또한 최근 시설물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화면 분할 / 회전 등 화면을 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매체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 이런 기능을 핸들링할 수 있는 기능 역시 플랫폼에 구현되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광고주는 광고 집행 전 진입할 매체를 선정할 근거와 광고 집행 후 성과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데이터에 대한 니즈가 있었습니다. (데이터 관련 사항은 플랫폼 핵심가치 1편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위 두 가지 니즈를 한 플랫폼에서 해소시키기엔 너무나도 다른 성격이었기에 기획이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플랫폼을 이원화하여 각각 다른 플랫폼으로 IA를 재설계했습니다.
‘매체주용 플랫폼’은 CMS(Content Management System) 컨셉으로 매체 기기 설정 및 운영, 구좌 판매 및 계약 완료된 광고 구좌 일정 관리, 광고 소재 등록 및 검수 등을 주요한 기능으로 설정했으며, ‘광고주용 플랫폼’은 CMS에 등록된 매체 및 구좌들에 대한 정보를 광고주가 쉽게 탐색하게 하고, 각 지역 및 매체의 성과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플랫폼에서 상대방과의 업무를 처리하는 기능과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도 기획하며 사용자 공통 니즈 역시 두 플랫폼 모두에 녹여지도록 고민했습니다.
앞서 서술한 가치와 기능을 첫번째 버전에 모두 담을 순 없어 일부 주요 기능 위주로 먼저 1차 개발 중에 있는데(서술일(24.08.05) 기준), 얼른 플랫폼을 오픈해 실제 사용자들의 반응을 하루 빨리 보며 유저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싶고, 궁극적으로 이 플랫폼이 옥외광고 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