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와 히트펌프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하여 인류는 전방위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내 자식들, 또 그 자식들에게 우리 세대의 무거운 짐을 그대로 지워줄 수는 없다. 당장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석탄, 석유 같은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이들 화석 연료야 말로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인류의 에너지 사용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AI 시대를 맞아 고전력 반도체가 사용되고 대규모 데이터센터 등에서 소비하는 에너지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하여 에어컨을 사용하는 지역이 늘고 있고, 겨울 혹한기에 난방을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 양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 에너지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주목받아온 것이 원자력 발전이다. 원자력 발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보다 더 무서운 방사능이란 것이 나오고 이 방사능을 처리해야 하는 숙제가 생긴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 연료나 방사능을 만들어 내는 핵분열을 사용하지 않고 햇빛, 물, 바람과 같이 자연에 의해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라고 한다. 태양광 패널은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 이론을 응용하여 햇빛을 전기로 바꾼다. 수력발전이나 조력발전은 물의 위치에너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만든다. 풍력발전은 바람에 의해 회전하는 풍차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한다. 이 재생에너지들의 공통점은 전기를 생산하는 데 쓰인다는 것과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 무한정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에너지 정책은 이러한 재생에너지의 활용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국경을 지나면서 매우 놀랐던 경험이 있었다. 넓은 들판에 풍력발전용 터빈 수 백개가 빼곡히 늘어선 장관이었다. 강원도 산간에 몇 개, 제주도 바닷가에 몇 개가 설치된 국내 사정과 비교하면 풍력 활용도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유럽의 다수 국가들이 선진국으로 불리는 이유는 바로 인류 공통의 문제를 발 벗고 나서 해결하려 하기 때문이다. 나의 이런 경험에 비추어 보면 미국은 돈 많은 후진국이다.
한국도 선진국이라고 불리기에는 한참 멀었다. 아직도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고 원자력에 목을 매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 공통의 문제는 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돈이 많다고, 경제력이나 군사력이 높다고 선진국으로 불릴 수는 없다. 인류 공통의 문제를 선두에 서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느냐 아니냐가 그 기준이 되어야 한다.
사진. 풍력발전. 출처 : Google
햇빛, 물, 바람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생산된 전기는 클린에너지라 불린다. 전기를 모두 클린에너지로 만든다면 그다음 단계는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을 전기화하는 것이다. 먼저 휘발유나 경유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바꾸어야 한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또, 겨울철 난방에 쓰이거나 공장 프로세스용 온수에 활용되는 보일러 사용을 줄이고, 전기식 히트펌프(Heat Pump)로 대체해 나아가야 한다. 히트펌프는 전기히터보다 효율이 좋은 난방용 설비이다. 온도가 낮은 열원의 에너지를 펌핑하여 온도가 높은 에너지를 생산해 내는 장치를 말한다. 펌핑하는 데 약간의 전기에너지를 보태면 된다.
히트펌프란 이해하기도 설명하기도 쉽지 않은 개념이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우리가 꼭 알고 넘어가야 할 개념이므로 다음 글에서 최선을 다해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