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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Mar 23. 2022

이상한 방향의 마인드 컨트롤

   두목의 조카가 죄목 상으로 "심리적 극대노 유발(동일 전과 15회 정도의 상습범)"의 혐의로 내 뇌 속의 법정에 또 섰다. 악질인 것은 그렇게 그렇게 극심하게 친히 매번 jiral을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고칠 생각이 없는 부분이다. 고칠 생각이 없는 것이든, 고쳐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든 충분히 사형 감이다.


   우이독경이라는 것을 이렇게, 무슨 뜻인지 거듭거듭 머릿속에 새기고 싶지는 않지만, 내가 하는 일은 결국 알아듣지도 못하는 경을 읊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는 엄중한 사실은 내게 약간의 이상한 문제 해결책을 보여주었다.


   사실 소는 영물이라고도 하고, 선사시대부터의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인류의 동반자 아니겠는가. 개체 차이는 있겠지만 영리한 생명체라고 생각하고, 저것 같은 것과 비교하기엔 소들에게 큰 죄를 저질러 극히 사죄를 해야 할 판이니 적합하지 않다. 소들아, 나를 용서해주기 바란다.


   내가 지금 받아들인 이상한 마인드 컨트롤은 이렇다. 사람도 아니고 소도 아니고 미물이라고 칭하기에도 아까운 것에 대해서, 왜 말을 못 알아듣고 개선을 못하는지에 대해 타박을 하는 것 자체가 적합하지 못한 행동이었던 것이다. 당연히 못 알아듣는 것인데 왜 알아들을 것이라는 너무 무거운 과대평가를 해버려서 그것에게도 참으로 몹쓸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 인간이 아닌데 인간인 것처럼 대하고 무엇인가를 알려주려는 헛된 짓을 서로의 행복을 위해 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가혹한 매질로만 알 테니 서러울 테지. 이제 너도 자유다. 그냥 그렇게 살아라. 내가 무슨 의리로 너를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집착을 다 하고 있었을까.


   그래서 그것을 내 뇌 속의 법정에 설 자격 자체가 없는 수준의 인외의 무엇으로 격하를 시켜버렸더니, 비로소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그것은 그렇게 사는 것이 삼긴 그대로 일 테니. 내가 왜 계속 그것이 그것답게 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던 것인지 우습게도 느껴진다.


   옳은 방식인지는 모르겠고, 아니 결코 옳은 방식은 아니겠지. 국가에서 숫자를 세는 국민 중에 하나를 내 뇌에서는 인외의 무엇으로 헤아리지 않겠다는 것이니 도덕과 윤리로 긍정될 여지는 없을 것이다. 글쎄, 겉으로는 타박을 덜 하게 될 테니 남들 보기에는 이제는 jiral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사람 취급 안 하는 일이라서 더 가혹하다면 가혹한 일이지만 그건 내 세계에서의 일이니 타인의 세계에는 영향이 적은 일일 것이다.


   여러 번 이야기하지만 결코 좋은 방향의 제안은 아니다. 이상한 방향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하나의 방법론으로써, 극심하게 분노를 유발하는 것들에 대해 저런 식으로 격하를 시킴으로써 마음에 안정을 가져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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