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했습니다...
올해로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9년 차가 되어버렸다. 그 사이 서서히 몸도 늙었고 무엇보다도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진 것을 연초에 느꼈던 것이다. 그야말로 악순환이 무엇인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는 매일 매 순간 증오심에 불타다 보니, 직장이 아니어도 상태가 정상이 아니고 기분도 나쁜 것이다. 그 상태로 다시 출근을 하니 또 모든 것이 싫고 그러한 순환이 반복되었던 최근이다.
마침내 연초에 중요 인간관계에서의 큰 트러블이 발생하여, 인격적인 수리(repair)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래 목표 같은 것은 두지 않는 편이었는데, 올해는 인격적인 회복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연초에 받은 김에 하기로 한 것이다.
얼마 전 어떤 정보를 보았는데, 이명을 악화시키는 것 중 하나가 이명이 들리는지 아닌지 끊임없이 신경 쓰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다행히 품고 있는 것 중 이명은 없지만, 왠지 모르게 확실히 이명에 아주 좋지 않은 것일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과연 그렇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인격 수리를 시도하기 전에, 즉 시기적으로는 2023년 말까지 직장에서의 싫은 사람들의 생존 신호, 풀어서 말하자면 말 소리나 숨소리 같은 것도 하나하나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신경이 곤두서 있다 보니 무엇이 들려도 그것에 대해 속으로 화를 내고 빈정거리고 있던 상태였던 것이다. 상처를 덧나게 하고 싶으면 계속 건드리면 된다는 역-리빙 포인트처럼 스스로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수리를 결심한 뒤로는, 최대한 하나하나 신경 쓰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물론 쉽게 한 번에 바뀌는 것도 아니고, 내 입장에서 각각의 이유가 있어서 싫은 사람들이니 역시 쉽지 않지만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과민하게 신경 쓰는 것이 결국 나 자신을 죽이는 일이 된다는 것을 절감하니 어느 정도 저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돈 벌려고 모인 직장 생활에서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도 이제 질려버린 듯하다. 종종 인간관계에서도 상대는 아무 생각 없는데 이쪽은 생각이 폭주하는 경우만큼 부질없는 일도 없다. 아마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은 나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없을 확률이 높을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싫어는 하겠지만 스스로 고문을 하고 있는 나 자신만큼은 아닐 것이다. 이만한 손해 되는 행동이 또 어디 있겠는지에 대해 생각하면 또 증오의 소용돌이에 빨려드는 것을 저항하는 수단이기도 한 것 같다.
그래서 인간관계에 조금 더 덤덤해지는 것이 올해의 목표이고, 싫은 사람들과 싫은 일에 대해 어느 정도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것을 자신이 혼자 속으로 증오를 반복하고 증폭시키는 일만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올해의 내 다짐이다. 너무도 확실하게 내 적들에게는 아무런 손해가 없고 오로지 나만이 맹독에 죽어나가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리도 억울한 일이 없는 것이었다.
그런 이유로 올 초부터는 꽤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있다.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싫은 것을 싫어하는 것을 넘어서지 않고 자신을 병들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깨달아서 다행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벌써 1월 말인데 여러분들도 각자의 좋은 계획을 잘 유지하시거나 세우셨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