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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애진 Apr 12. 2020

유채꽃축제를 마치며..

유채꽃축제를_보내드립니다


지난 일주일간 진행했던 #유채꽃축제를_보내드립니다 프로젝트는 시금치 매거진 때와는 또 다른 의미로 신선한 경험이었다. 꽃을 딸 때도 샤워를 할 때도 쉴 새 없이 진동음이 울렸다. 준비한 상자 수량이 부족해 몇 번이나 추가 주문을 클릭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수백 건의 유채꽃축제를 발송하면서 상반된 반응을 마주했다.


"유채꽃을 왜 따? 그걸 누가 사?” 마을 어르신들은 의아해했다.

“아니 유채꽃을 보낸다고요?” 옆 마을 사람들 역시 반문했다.


덕분에 올해도 유채꽃축제를 네요!" 도시 사람들은 기뻐했다.

“남해의 봄을 보내줘서 감사해요!” 유채꽃 너머의 ‘봄’을 보았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기인한 걸까?  

물론 유채꽃 대신 유채꽃’축제’라는 워딩을 사용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코로나와 그로 인한 자가격리 기간이라는 시의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발견은 애초에 그 둘이 유채꽃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랐다는 점이다. 마을 사람들은 유채 꽃이 피기 ‘전'의 유채나물(=겨울초)을 판매한다. 판매 가치가 없는 유채꽃은 오로지 다음 해 재배를 위해 씨를 받는 용이다. 지천에 깔린 유채꽃은 집 안의 관상용으로 조차 쓰이지 않는다. 반면 도시 사람들에게 유채나물은 익숙하지 않아도 유채꽃축제는 익숙하다. 봄이 되면 유채꽃축제, 벚꽃축제 등 각종 꽃 축제를 찾아다니며 꽃놀이를 즐긴다. 봄이 왔다는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흔해서 쓸모없는 유채꽃이

누군가에게는 지나칠 뻔한 소중한 봄이었다.


차이를 발견하고 사이에서 만드는 , 둘을 동시에 이해하는 , 둘의 접점을 만들어내는 , 지역 기반으로만 만들  있는 콘텐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수익창출, 시기적절함의 중요성, 지금  시기의 사람들을 아는  ... 여러 생각과 고민을 들게 했던 유채꽃축제 안녕.
 


한동안 눈을 감으면 꽃봉오리 송송송 맺힌 유채꽃이 아른거렸다는 후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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