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1624
남산 한옥마을을 가보면 내가 유치원 때나 성인이 되었을 때나 맨날 하던 일이 있다.
바로 떡메치기 체험이다.
전통 음식 체험의 제일 기본이 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고소하고 쫀득한 맛은 동서양 인종을 망라하고 모두의 시선을 끌 뿐만 아니라 입맛까지 만족시키는 불패의 맛이겠다. 어린시절의 나 역시도 그 추운날 땀 날 정도로 열심히 쳐낸 인절미 한조각은 그리도 입에서 녹을 수 밖에 없었다.
맨날 쉽게 접하는 인절미의 이름의 유래, 그대는 알고 있는가?
백 투 더 1624, 이괄의 난이 일어났을 때 인조의 시간으로 돌아가 보자.
급하게 오른 피난길에 먹을만한 음식은 없고 굶주렸던 왕은 임가 성을 쓰는 어느 백성의 떡 맛을 맛보게 된다.
그것이 참으로 맛나고 입에 맞았는지 그 음식의 이름을 선뜻 백성의 이름으로 붙여주었다는 구전설화.
콩가루에 버무린 고소한 찹쌀떡, 이것이 우리가 아는 인절미이다.
그것 참 절미로구나
이 한마디에서 시작된 인절미의 역사가 지금까지 이어져왔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찹쌀가루를 쪄내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취향에 맞게 콩가루, 흑임자가루 묻혀내면 완성.
취향에 따라 찹쌀가루에 쑥가루를 넣어 쑥 인절미로 먹기도 하고 서양의 것과 퓨-전하여 카스테라 가루에 만들어내기도 한다.
지금이야 퓨전이라는 단어가 익숙하고 떡을 디저트로 내어주는 전통 카페들이 늘어났지만 엄마가 떡을 시작하던 그 해에는, 떡을 변형한다는 것은 다소 생소한 일이었다.
떡이라고 한다고하면 떡집에서 파는 꿀떡 외에는 백설기, 인절미나 들어봤을까나? 그정도로 주변 사람들은 엄마가 떡을 가르친다고하면 떡집에서 사먹으면 천원도 안되는걸 왜 만드냐고 어린 나에게 물어봤다.
하지만 나는 자신이 있었다. 엄마의 떡은 어린 내가봐도 멋진 작품이었고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었을정도로 호불호가 없을만큼 맛있었으며 한번 먹어본 사람은 절대 잊지 못할 신기한 모양과 맛을 가지고 있었다.
콩가루도 그냥 콩가루가 아닌 비법이 녹아들어있었고 어린 나에게 눈이 동그래진 제일 신기한 레시피는
단연 카스테라 인절미였다. 형형색색의 보드라운(부드럽다의 상위호환이랄까?) 달콤함이 한번, 입 안에서 쫀득 사르르 녹아 쌀의 단맛을 전해주는 카스테라 인절미는 엄청난 센세이션이었고 이것을 기점으로 주변에 나누며 자랑 반, 나눔 반으로 어린 나이에 나눔의 소중함과 동시에 기쁨을 알려준 메뉴이기도 하다.
그냥 먹어도 고소하니 맛있지만 현대인의 소울메이트 와플메이커와 함께 해도 맛있기에
나의 인생의 한페이지를 차지할 정도로 소중한 인절미기에 모두가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어서 숨겨두었던 레시피를 살짜쿵 공개하자면,
한입크기의 콩가루가 묻은 인절미를 와플 메이커에 넣고 눌러내면 끝.
인절미 와플은 비오는 날 커피 한 잔과 창가에 내린 감성 한 스푼과 함께 먹으면 더욱 제격이다.
오늘은 피난길에도 그렇게나 찰나의 달콤함을 선사했었던 인절미로 달콤한 오후를 보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