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찾아내는 것의 의미

비주류가 사는 방법

by 애매한 인간 채도운

두통이 괴롭혔다. 나는 소파에 멍하니 앉아 하루를 곱씹어 보았다. 최근 경상남도에서 진행한 경남청년스토리콘테스트에 나가게 되었다. 오늘은 10명의 후보들의 결선이 있는 날이었다. 경상남도에서 선정한 도민 100명이 각 후보들의 이야기를 5분간 듣고 투표를 하는 경합 방식이었다. 결과는 10명의 후보 중 꼴등이었다. 물론 이성적으로 나는 알고 있다. 10명의 후보에 선정된 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라는 것, 단 5분만으로 나의 모든 이야기를 펼쳐 놓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니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건 그냥 이번 판의 결과일 뿐이고 내가 걸어온 과정, 내가 만들고 있는 세계의 이야기의 평가는 아니라는 것. 모두 알고 있지만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발표를 조금 더 결과·감정에 호소해 보는 스토리를 준비할 걸, 평소 인맥도 넓히고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할 걸······.


콘테스트를 준비하며 후보자들은 금세 서로 간 친해졌는지, 옆방에서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반면 나는 그 옆의 대기실에서 혼자 앉아 있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아, 역시 나는 비주류구나’라는 거. 보이는 것과 달리 내성적이고 소심해서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친해질 수 없는 성향에 대한 미움이 생겨났다. 저들도 용기를 내고 한마디를 붙이며 친해진 것일 텐데, 나는 왜 그런 용기도 없을까. 그래서 나는 울었다. 결과를 핑계로, 앞으로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마냥 울었다. 후회가 남는 이유는 내가 그래도 건성으로 이 대회를 임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는 이야기일 테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를 진정 괴롭힌 건 그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에 있었다. 바로, ‘지금까지 나는 뭘 해 온 걸까?’ 하는 의문. 내가 지탱해 온 직업과 삶에 대한 의문이었다. 결과는 단지 촉발점이었을 뿐, 사실 오랫동안 품어 온 의문과 외로움이 오늘이라는 틈으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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