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처방에 실패한 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말

by 애매한 인간 채도운

오랜만에 모교에 방문했다. 대학교를 거닐기만 해도 젊음이 느껴진다고 하던데, 과연 틀린 말이 아니었다. 거리를 누비는 그들의 말간 얼굴을 보니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새삼 나이를 느끼며 도서관에 들어갔다. 오늘 학교로 온 건, 대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책으로 처방해 주는 행사가 열려서 참석차 오게 되었다. 낯선 타인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이가 있을까, 책으로 처방해 준다는데 과연 좋아할까. 고민이 무색하게 줄은 대기 시간이 두 시간이 넘어갈 만큼 길어졌다. 나중에 가서는 한 명당 10분 이내로 시간제한까지 생겼다. 고민은 되려 밖을 향하는 게 아니라 안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자꾸만 작아졌다. 내가 뭐라고 이들의 고민을 고작 책 한 권으로 처방해 줄 수 있단 말인가, 회의감이 들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고작 10분 안에 털어놓는 고민의 무게는 너무나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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