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부모가 벌레로 변하면, 뭐, 어떻게 할 거라고?

[도서] 카프카 '변신'

by 애매한 인간 채도운

그들은 늙어가고 있다. 나는 신발 끈을 질끈 묶고 집을 나설 준비를 했다. 엄마는 내 뒤를 따라와 노란 보자기를 내밀었다. “전에 가져간 김치, 다 먹었지?” 건네진 손을 바라보았다. 몇 해 전부터 그녀의 손은 김칫물이 빠지지 않는 것처럼 노랬다. 반찬통을 받으려는데, 중간에 아빠가 낚아채며 말했다. “힘쓰는 건 아빠가 할게. 춥다, 따뜻하게 입고 나와.” 정작 그는 얇은 내복을 걸치고 차로 뛰어갔다. 아빠가 트렁크에 짐을 싣고 있는 동안 나는 차에 시동을 걸었다. 내비게이션에 집 주소를 입력하고 있는데,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톡톡. 창문을 내리니 불쑥 손이 들어왔다. 오랜 노동이 차곡히 쌓인 두텁고도 거친 손바닥이었다. 차갑고 주름진 노인의 손. 나는 아빠와 악수를 끝낸 뒤 내년 설이 되면 보자고 말하고는 서둘러 운전대를 잡았다. 뒷유리창으로 그들이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 작다. 그들의 몸에서는 더 이상 염색약으로도 감출 수 없는 노쇠함이 흘러나왔다. 나는 그들의 노화가 슬프기보다……두렵다. 아직 번쩍 짐을 드는 아빠를 보며 안심하고, 밭에서 농작물을 키우는 엄마를 보며 ‘그래, 그들은 아직 젊어’라고 말하고 있는 나를 안다. 나는 불안의 원인을 캐묻지 않으려 애썼다. 내게 주어진 하루를 사는 것만으로도 벅차므로.



외판 사원인 그레고르는 잠에서 깨어나 자신이 한 마리의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장갑차처럼 딱딱한 등을 대고 벌렁 누워 있었는데, 고개를 약간 들자, 활 모양의 각질로 나누어진 불룩한 갈색 배가 보였고, 그 위에 이불이 금방 미끄러져 떨어질 듯 간신히 덮여 있었다. 다른 부분에 비해 형편없이 가느나란 여러 개의 다리가 눈앞에서 맥없이 허우적거렸다."

그레고르가 출근 시간이 지나도 방 안에서 나오지 않자 가족과 회사 상사가 문을 두드린다. 겨우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낸 순간, 가족은 공포에 질리고 상사는 도망친다. 그레고르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유일한 가장이었지만, 이제 그는 일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처음에는 여동생 그레테가 음식을 가져다주며 돌본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가족은 그를 "적으로 취급해서는 안 되고 꺼림칙함을 눌러 삼키고 참는 것이, 별 도리 없이 참는 것이 가족이 마땅히 지켜야 할 계명인 식구"처럼 여긴다. 나중에는 식구의 범주에도 밀려나, 집 안에 있으되 없는 존재가 된다. 아버지는 그에게 사과를 던져 다치게 하고, 상처는 곪아간다. 상처와 굶주림 속에서 그레고르는 조용히 죽는다. 다음 날 아침, 가족은 그의 시신을 치운 뒤 안도의 숨을 쉰다. 그가 죽고 나서야 그들은 자신의 미래를 계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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