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카프카의 변신
한 권의 책으로 여러 번 독서모임을 하게 되면 장점이 있다. 처음에는 책 이야기를 한다. 두 번째쯤에는 등장인물 이야기를 하는 척하며 자기 이야기를 꺼낸다. 세 번째쯤이 되면, 결국 더 이상 책 뒤에 숨지 못한다. 포장된 내가 아니라, 조금은 구겨지고 민낯에 가까운 내가 나온다. 카프카의 <변신>을 읽고 여러 차례 독서모임을 하며, 점차 내밀한 나를 털어놓았다. 노쇠한 부모를 보며 공포감을 느낀다는 이야기, 다가오는 돌봄 문제에 아무런 대비가 안되어있는 현실이 두렵다는 이야기들······.
멤버들은 그제야 숨겨둔 저마다의 이야기를 꺼냈다. 한 멤버는 얼마 전 요양원에 보낸 가족 이야기를 해주었다. 각자가 자기의 삶을 숨 막히게 살아내느라 바쁜데, 노인을 어떻게 돌보겠는가. 대안은 노양원 밖에 없었다. "살아서 들어가서, 죽어서 나온다"라는 그 말을 모르는 바가 아니나, 어쩌할 도리가 없어서 노양원에 엄마를 모셨다. 그마저도 감당되지 않은 비용에 머리를 싸매다가, 요양등급을 받으면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어르신이 거동이 가능한지, 말은 할 수 있는지 하나하나 점검한다고. 그래서 엄마를 앉혀놓고 말했다. 사람이 조사하러 나오니까 오거든 못 알아듣는 척, 못 움직이는 척하시라고. 자발적 치매자가 돼 달라는 비정한 요구에 엄마는 고개를 끄떡였다. 그러나 막상 모니터링 요원이 오자 엄마는 말을 바꾸었다. 자상하게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네들에게 미주알고주알 이야기를 한다. 그 어려운 시절에 여고를 나온 똑 부러지고 예뻤던, 지적이고 모던했던 그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며 이야기한다. 딸은 그런 엄마를 붙잡고 오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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