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의 저주

특이 체형인 자에겐 너무 슬픈 옷

by emily

내 앞으로 유니폼이 터질듯한 여자분이 지나간다.

그분 옆 친구는 유니폼이 얄밉게도 맞춤옷이다.

유니폼이 잘 안맞고 어색했던 그녀는, 특별히 뚱뚱하지도, 특별히 이상한 체형이 아니라,

좀 통통한 일반인이고, 허리가 잘록한 어찌 보면 지극히 육감적인 체형이었다.

남의 몸을 평가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나, 남아도는 블라우스의 허리, 타이트한 소매, 뿔처럼 살짝 솟은 어깨라인.... 이렇게 안 맞는 옷에 그녀의 몸을 집어넣은 듯 한 모습이었다.

나는 체형이 예쁘지 않다.

목은 가늘고, 허리는 높고, 저주받은 하체다.

하이 웨스트 치마를 사면 꼭 허리를 잘라야 하며, 허라 라인을 잘 맞춰 옷을 사도 추켜 입은 것 같고, 허리 라인이 낮은 옷을 사면, 허벅지가 굵어서 또...허리 큰 옷을 사면 이상하고.

항상 옷과의 사투를 벌이다, 아젠 오십 다되어, 내가 왜 옷과 사투를 벌여야 하나 싶어,

신축성 좋고, 통 넓고 유행 지난 가오리핏 이런 걸 찾는다.

유행 따르다 불편해서 죽기 싫으므로.


그녀를 보며, 그냥 내가 그간 느낀 불편함이 떠오른 건,

내가 정말, 세상에 맞는 사람일까? 맞지 않는 유니폼을 입고 입는사람 아닐까?

직장 생활도 항상 힘들었다. 누구랑 특별히 사이가 나빠서가 아니라, 난 적응 못하겠는데 적응하는 그들이 부러워서 힘들었던 듯하다.

그리고, 그냥 담백하게 이야기하고 싶은데, 담백하게 얘기했다가, 뒤통수를 얼마나 맞는지...

나는 적어도 뒤에 다른 뜻은 없는 사람이 되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이 전략은 세상에 fit 하지 않았다.

지금 엄마로서도 그렇다.

애들에게 어제 거창하게, 학원을 보내주는 것은 나의 의무가 아니니, 앞으로 징징대면 다 끊어 버린 댔다. 정말 그럴 생각이기도 하다.

애들 친구 엄마가 애들 2학낸때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쌍둥이 엄마.... 그렇게 애들 키우면 안 돼.... 우리 때 생각하지 마.


그렇다. 특별히 잘나지도 못하고 나 하나 없어진다고 아무도 놀라지 않을 내가, 내 색이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세상에 안 맞는다. 난 결국 세상이라는 유니폼에 한 번도 fit 하지 못한 채 불편하게 살다 죽을지도 모르겠다.

그람 어때.

네기 죽어도 이무도 상관없다는 것은 내가 어찌 살던 아무도 아무 상관없다는 얘기다.

누구를 다치지 않게 하는 선에서, 내 유니폼 옆구리도 트고, 팔뚝도 선도 핑킹가위로 잘라가며 그렇게 살련다.


#난 반성 따윈 하지 않겠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