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 이해가 될까

뒤늦게라도 이해가 된다면 좋겠어.

by emily

아이들이 중학교 갈 때가 되었다. 얘들한테 공부해라 소리만 하는 건, 왠지 직무유기 같아서, 중학교 가면 뭐 배우나 관심을 갖기로 했다. 어릴 때 과학을 싫어했으니, 과학책을 한번 읽어보았다.

첫 번째 챕터를 읽는데, 이해가 된다.

나는 어릴 때 과학, 수학을 싫어하던 아이였다. 사실, 계산하기가 싫었고, 궁금하지 않은 힘, 전류 방향 등 배우는 게 너무 재미없었다. 차라리 목공을 가르쳐 주면... 생각했었다. 왜 여자애들이라고 가정만 가르친 건지... 기술도 배우면 좋겠다 정도...

그런데 읽힌다. 책이 읽히니 신기하다.

예전에 배울 때는 그냥 외우던 것이, 이해가 된다.

신기하다. 내 논리력이 향상된 걸까?


회사에서 일명 좌천이라는 것을 당했다.

정말 괴로운 건 내 일인데 나는 몰랐고, 눈치도 못 챘고 끝내 어찌 된 건지 나는 알 수 없다,.

알아보고자 하는데 에너지를 쓰면서 억울함을 해소할 길은 있을 것이다.

몸과 마음이 지쳐서 그리고 다행히 좌천 당해 간 부서가 괜찮아서 마음을 접었다.

만약 마음에 안 드는 데로 가는 것이었으면 가만히 있지 않고 꿈틀 되었겠지.

오십이 다 되어도 이번에 일어난 일은 이해를 하자니, 머릿속에서 너무 끼워 맞춰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즉,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들은 도대체 무얼 바라는 걸까?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숨만 쉬라는 뜻을 못 알아들은 건가...



나이가 더 들면 이번에 일어난 일들도 오늘 책을 읽듯이 이해가 되려나.

몇 살쯤 되어야 좀 성숙하고, 받아들일 줄도 알고 이해도 잘하게 될까?

사회는 무대라고 생각하고 나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항상 힘들었었다.

더욱 힘든 건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변하질 않았다. 끝내 다시 나로, 다시 나로, 뾰족하고 까다로운 나로 돌아왔다.

언제 이해가 될까? 공감까지는 못해도 이해만 돼도 참 편하겠는데...

폭력을 당한 사람들이 가장 속상한 부분은 아마도 그 상황이 이해가 안 되서일지도 모른다.

되돌아 생각해 봐도 나는 똑같이 했을 것 같고, 나를 누그려 뜨리지 못했을 것 같다.

함께 사는 사회... 공존하는 사회가 이래서 어렵고 이래서 똑똑한 젊은 이들이 출산을 피할지도.

세상살이 이해 안 되는 것이 많아서. 나를 접어야 하지만 접히지가 않아서.


시간이 흘러서 오늘 읽은 책처럼 세상살이에 대한 개념과 공식이 이해되면 좋겠다.

죽기 전에 그럴 날이 오려나.


#세상의 공식을 알고 싶다 #세상살이의공식을알고싶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