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감투

너는 나고 나는 너다!

by emily

사장님이 사표를 내셨다.

선거 출마를 위해서다.


국회의원을 여러 번 하신 분이라 세 비결이 궁금해서 틈나면 자세히 관찰했다.

젊어서 미남소리 들었을 외모로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시기도 하고 자세가 그리 반듯한 분은 본 적이 없다.

점잖으셨다.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특유의 거들먹 거림이 없으셨다.

정치인 출신답게 연설 능력이 훌륭했고 포커페이스셨다.

게다가 항상 주제의 핵심을 찌르지 않으신다.

누구도 화나지는 않지만 누구나 살짝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화법이셨다.


신기하다.

많은 영광을 누렸고 남들 은퇴할 나이에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가졌으니 내려오는 트랙을 밟으실 줄 알았는데 말이다.

항상 출세하신 분들이 부러웠고 어딘지 모를 그곳에 오르고 싶어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하산 못하는 삶은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

차 떼고 포떼고 그냥 나일 수는 없는 싦이 참 안쓰러워 보인다.


갱년기가 오면서 몸이 힘들어진 것도 힘들었지만

나는 누구고 무얼 위해 사는지, 나는 정의 내릴 수 있는 존재인지 힘들었다.

어느 순간 자리가 나이고 내가 자리가 된다면 불행할 건 같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이라는 산에 중간도 못 가보고 내려왔지만 끝까지 못 가봐서 아쉬울지언정 먼저 내려와서 편할 수도 있다

신기하다. 인생은 언제나 더하고 빼면 0이니.


#감투감투열렸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