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지르거나 바닥을 뒹굴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 공격적인 행동으로 주변을 얼어붙게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화가 나면 스스로 뇌의 작용을 조절하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보입니다. 일명 분노 조절 장애입니다.
교실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면 저는 우선 제 스스로를 침착하게 다스립니다.
교사가 같이 흥분하여 큰 소리나 큰 행동으로 맞서면 상황은 불이 번지듯 커집니다. 제가 침착해야 다른 아이들도 안심합니다.
다음으로 위험 요소를 제거합니다. 던질 물건을 치우고, 자극하는 친구를 멀리 떼어 놓고, 아이에게 침착하고 부드럽게 이야기합니다.
“지금 너는 대화가 어려운 상황인 것 같아. 마음이 안정되면 이야기하자. 기다릴게.”
분노하고 흥분한 상태에서는 뇌에서 이성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마치 눈앞에 호랑이가 나타난 듯 공격하거나 도망가거나 얼어붙는 반응만 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불안할 땐 뇌과학』 책 참고)
아이가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스스로 큰 위험에 놓여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교육적 언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저는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동안 조용히 옆에서 할 일을 하기도 하고 수업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간간이 묻습니다. 좀 괜찮아졌냐고. 아이가 대답하지 않으면 “기다릴게”라고 부드럽게 말하고 할 일을 계속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아이가 흥분을 완전히 가라앉히면 그때부터 진정한 훈육에 들어갑니다.
이유를 묻고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화난 지점에 대해 공감을 해 줍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다 들었다면 이제 교사가 말할 차례입니다.
아이의 과한 행동에 대해 지적하고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점이라는 것을 분명히 합니다. 그것을 도와주는 사람, 누구(이름)가 바른 길로 가도록 이끌어주는 사람이 선생님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요.
흥분이 가라앉은 아이는 의외로 쉽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친구에게 사과하며 개선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입니다.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어!?”라고 다그치고 탓하기보다
“그 행동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생각해 보자.”라고 조력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합니다.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을 아이들은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이후 학부모상담을 통해 상담 센터로 연계하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갑니다.
“학교에서 교육만으로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다른 방법들도 찾아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학교, 가정, 유관 기관의 노력이 더해질 때 아이는 점점 나아지기 시작합니다.
안전하고 따뜻한 세상이라는 인식, 분노하지 않아도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믿음을 아이에게 심어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입니다. 분노 조절을 못하는 아이에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눈앞에 호랑이가 없다는 것을, 세상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천천히 일깨워 주는 것입니다.
<기다림이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부모님께>
많은 부모님이 아이의 화가 누그러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잘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는 감정 분리가 더욱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가 씩씩대고 화내는 상태에서 부모가 평온하게 할 일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겠지요.
그러나 우선 침착하게 기다리셔야 합니다. 불이 났을 때 찬물을 끼얹어야지, 다른 불을 갖다 대면 불이 더 커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아이가 흥분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도대체 언제까지?’란 생각에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보통 30-40분 정도 기다리지만, 부모의 말이나 행동으로 분노한 상황이라면 부모가 곁에 있을 때 시간은 더 오래 걸립니다.
엄마의 행동으로 아이가 화가 났다면 엄마는 아이 시야에서 떨어지고 아빠가 아이 곁에서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와 단둘이 있고 아이가 위험한 행동을 하는 상황이라면 엄마가 제지하되 1-2시간, 혹은 더 기다릴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굳게 믿으세요.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