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어릴적 꿈은 천문학자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천체물리학자. 10살 때부터 10년 넘게 우주를 향한 꿈을 키웠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꿈을 접었어요.
학창 시절 매일 밤 옥상에 올라가 돗자리를 펴고 누워 밤하늘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별을 정말 사랑했어요. ‘사랑’이라는 단어만이 당시 제 감정을 대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매일 봐도 지겹지 않고 매일 봐도 아름답고 애틋하고 닿고 싶었습니다.
엉뚱한 상상도 많이 했어요.
‘내가 매일 누워 별을 보고 있다는 걸 누군가(외계인이) 본다면 나를 우주선으로 데려가 우주여행을 시켜주지 않을까.
꼭 나를 발견해 주었으면!’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매일 상상하며 별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제 이야기를 들은 지인은
외계인이 무섭지 않냐고 묻더군요.
그런 질문을 받으면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구에 올 정도로 고도로 발달된 문명이라면,
인성도 훌륭할 거야.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발달하기 전에 멸망해 버릴 거거든.
종족이 존속하려면 타인을 위하는 마음이 필요해.
내 가족을 위하고, 사회를 위하고, 자연을 위하고, 미래 세대를 위하는 마음이 있어야 지속할 수 있어.”
저는 그런 생각들을 혼자서 ‘조화진화론‘이라고 이름 붙였었어요.
‘인류는 서로 조화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조화하지 않는 방향은 퇴행이다. 지속할 수 없다.’라는 생각이지요.
우리가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행동할수록 지구는 병들고 사람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될 거예요. 당장 우리는 기후변화위기를 겪고 있고 이대로 가다가는 지구의 기온이 올라 많은 생물이 멸종하고 말 거예요. 인간도 예외는 아닙니다.
무기는 점점 더 무시무시하게 개발되고 있고 세계적인 전쟁이 일어난다면 인류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서로를 위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해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는 외계인이 무섭지 않습니다. 지구에 올 정도로 발달된 문명을 가진 외계인이라면 수많은 역사를 통해 배운 바가 있기 때문에 평화를 사랑할 거예요. 그러한 종족만이 그 정도의 과학발전을 이룰 만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어요.
요즘 AI가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습니다. 분명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여요. 현존하는 수많은 직업이 사라질 것이고, 인간의 뇌가 담당하는 많은 기능을 AI가 대체할 것으로 보입니다.
AI가 탑재된 로봇들이 우리 생활 곳곳에 들어올 거예요. 누군가는 걱정합니다. 로봇이 고장나거나 해킹당해서 사람을 공격하면 어떡하지?
AI시대가 된다는 건 기대감도 크지만 두려움도 큰 것이 사실입니다. AI를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AI가 그저 인간을 위해 판단할 거라고 믿나요?
저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의 인간 수준정도로 믿을 수 있다.’
AI를 만드는 것도 인간이고, AI를 이용하는 것도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AI는 인간이 축척해 놓은 정보를 학습했습니다.
우리가 현재 아는 것을 알고, 우리가 판단할 법한 결과를 내놓습니다. 최대한 인간의 지능과 비슷하게 보이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인간처럼 실수도 합니다.
따라서 AI시대에 가장 중요한 교육을 한 가지 꼽으라면 저는 인성교육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AI는 인간을 닮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은 AI도 많아질 거예요.
원하는 지식은 질문 하나로 답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지식이 아니라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어야 합니다.
진정한 행복은 나를 사랑하고, 성장하며, 사회를 위해 기여하고, 함께 어울리는 데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이를 가르쳐야 합니다.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인성을 그리고 행복을 가르쳐야 합니다.
AI가 인간의 일을 거의 모두 대신한다고 해도,
사랑을 가르치는 일은 대신할 수 없습니다.
AI는 사랑을 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늑대소굴에서 자란 아이는 늑대와 비슷한 모습을 보입니다. AI의 보살핌과 가르침 속에서 자란 아이는 AI와 비슷한 모습일 거예요. 감정이 없는 것처럼 또는 감정을 흉내내는 것처럼 보일 거예요.
사람은 사람이 보살피고 가르쳐야 합니다.
AI시대의 학교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 거예요. 사회가 변할 때마다 학교도 늘 변해왔습니다.
어쩌면 지식은 AI에게 배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한 개인의 지식보다는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AI가 할 수 없는 것,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있을 거예요.
그것은 아마도 온정, 배려, 존중, 사랑 기타 등등의 인간다움을 규정짓는 성품.
미래 학교에서 교사의 주요 역할은 인성과 사회성을 가르치는 데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사람을 더 많이 길러낼 수 있도록
훈육의 모습도 따뜻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학교, 가정이 되도록
친절한 훈육의 철학과 방법이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온기처럼 퍼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