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교사의 친절한 훈육’ 브런치북 연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첫 브런치 도전, 그리고 계획했던 20회차 수록까지.
시작과 끝을 해내서 참 뿌듯합니다.
글을 한 편이라도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오랜 친구의 권유였습니다.
아이들 문제로 가끔 상담을 하는데 그때마다 친구는 기꺼이 자신의 전문 지식을 내어줍니다.
“신체화 증상이 심한 아이가 있는데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ADHD 학생의 거절민감성은 약으로 개선이 되는 걸까?”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필요할 때마다 도움을 요청하는 저같은 친구가 과연 반가울까 싶지마는 (때론 성가시지 않을까요?)
친구는 늘 저의 고민을 반겨주고 해답을 줍니다. 이런 말도 자주 덧붙입니다.
”너같은 교사가 있어서 참 좋아. 너는 정말 훌륭한 일을 하고 있어.”
처음에는 그런 칭찬이 낯설고 쑥스러웠지만
오랜 기간 자주 듣다보니 ‘정말 그런가?’하며 어깨가 으쓱여지기도 합니다. 제가 교사 일을 열심히 지속할 수 있게끔 연료를 부어주는 친구가 참 고맙습니다.
때로는 우울증이 심한 아이도 만납니다. 알고 보니 가족이 모두 우울증입니다.
교육은 어디까지 도움을 줄 수 있고, 어디부터 치료의 영역인 건지 경계가 모호할 때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친구는 말합니다.
“네가 말하는 케이스들은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게 맞아. 그런데 보통 안오잖아. 그러니 어쩔 수 없지.
너는 학교에서 너의 전문 영역(교육)을 해. 나는 병원에 오는 사람을 맡을게.”
그래서 교육의 한계를 느낄 때에도 저는 무력감에 빠지지 않고 학교에서 교육자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도 친구와 그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친구가 불쑥 이야기하더군요.
“너의 교육 이야기들을 글로 써보는 거 어때?“
동요 작사는 간간이 하지만 장문의 글을 쓰는 것은 오랫동안 하지 않아서 자신이 없고 망설여졌습니다.
”일단 써봐. 내가 도와줄게.“
그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말로 설명하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은 너무나 달랐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녹아버리는 말은 약간 엉망으로 내뱉어도 금방 사라져버리지만, 글은 조금이라도 정돈되지 않으면 마음에 불편함을 남겼습니다.
오랜만에 쓰는 글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고, 퇴고 미로에 갇히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머릿속에 흩어진 생각들이 글씨와 함께 가지런히 정돈되는 것 같았어요.
막연히 ‘20챕터를 써야지’ 생각은 했었지만 정말 20챕터를 채울 줄은 몰랐습니다.
전반에는 친절한 훈육의 구체적인 방법들이, 후반에는 친절한 훈육의 철학적 배경들이 담겨있습니다.
무섭게 화내는 방법만 훈육으로 알고 계신 분들께
‘이런 방법도 있답니다.’라며 또다른 선택지를 드리고 싶었는데요, 제 이야기가 잘 전달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부족한 글쓰기 실력이 앞으로 조금씩 나아질 수 있도록 꾸준히 연습해 보려고 합니다.
한 해가 끝나갑니다.
아이들이랑 헤어지려니 아쉽습니다.
아이들과 서로 맞춰나가며 한껏 익숙해졌는데. 지금은 저의 표정 하나 눈빛 하나에도 아이들이 제 마음을 아는데.
내년 3월이 되면 새로운 아이들과 만나 이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선생님, 4학년이 얼마 안남았어요. 너무 아쉬워요.”
”선생님, 우리반 이대로 다같이 5학년 올라가면 안돼요? 선생님도 똑같이요.“
”맞아요. 그래서 3월부터 다시 시작하면 좋겠어요. 망고(교실에서 키우던 거북이)도 다시 데려오시고요.“
네.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1차적으로는 아쉬움을 동반합니다.
끝나는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친절한 교사의 친절한 훈육‘ 이후에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브런치북 한 권의 끝을 맞은 지금, 저의 마음은 아쉬움과 고마움, 뿌듯함.
아이들과 헤어지는 그 느낌을 꼭 빼닮았습니다.
누군가 제 글을 읽어준다는 사실이 참 가슴 벅찼습니다.
다시 한 번, 부족한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해가 저무는 경계에서, 모두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설레는 새 걸음 내딛으시길 바랍니다.
*글을 수정하려다 실수로 삭제해버려서 다시 올렸습니다. 앞으로는 피곤함을 끌고 버티지 말고 일찍 자야겠어요. 메모장에 글이 남아 있어 다행입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