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꿔

by 애나

초등학교 4학년 학급 아이들과 진행한 캠페인송 프로젝트 “꿈을 꿔” 발표날.


아이들이 주제 선정, 노래 녹음, 뮤비 연출, 안무 제작, 소품 제작, 뮤비 촬영을 도맡아 하였어요. 거의 1년이 걸렸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공연도 준비했습니다. 공연은 처음이라 걱정 반 설렘 반이었는데 안 했으면 아쉬웠을 것 같아요. 매일 아침 공연 연습을 했습니다. 짧고 굵게 하루에 한 번. 먼저 전날 촬영한 연습 영상을 시청한 후 서로 피드백을 하고, 피드백을 반영하여 본 연습을 했어요. 하루 한 번 연습인 만큼 아이들은 최선을 다했고 매일 자신들의 모습을 모니터하며 발전해 나갔어요. 학기말 진도가 바빠 선택한 방법이었는데 효율이 좋았던 것 같아요.


학급회의 결과 공연 의상은 자유롭게 입기로 했어요. 아이들이 개성이 강해서 입고 싶은 옷이 각양각색이었거든요. 대신 산타모자를 써서 통일감을 주기로 했습니다. 어머나, 산타모자를 쓰고 주르르 선 아이들이 어찌나 귀여운지. 좋은 선택이었어요!


아침부터 아이들은 들떠서 학교 정문에서 저를 기다립니다. 산타 모자를 쓰고 등교를 하네요. 저를 보고 우르르 달려와요. 저마다 입고 온 옷을 자랑하면서요.


이런, 결석생이 한 명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결석생 자리를 비우고 공연할 것을 제안했어요. 혼란을 주고 싶지 않아서요. 하지만 아이들은 즉석에서 결석생의 자리를 메울 방법들을 내놓고 대형을 조절합니다. 오늘이 공연인데요!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것도 연습해야 한다고 교육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래서일까요? 문제를 탓하기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솔직히 감탄했어요.


최종리허설. 6학년 선배들이 앞에 있어서 아이들이 긴장했어요. 노래를 해야 하는데 상기된 얼굴로 율동만 하는 친구들이 보여요. 저의 마지막 피드백은 “노래를 크게 해라.” 그러자 학급에서 목소리가 가장 큰 아이가 말합니다.

“선생님, 저만 믿으세요!”

절로 웃음이 납니다. 이렇게 든든한 4학년이 있나요?


앗, 6살 아들이 다쳤다고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어요. 당장이라도 병원에 달려가고 싶지만 공연은 끝내고 가기로 합니다. 다행히 수술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심란한 마음이었지만 아이들에게 내색할 수는 없었어요. 공연이 끝나고 튀어나오는데 아이들에게 충분히 칭찬해주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렸어요. 정말 잘했는데 말이에요. 내일 아침에 꼭 말해주어야지, 듬뿍 칭찬해 주어야지 굳게 마음먹습니다.


다음날, 약간 들뜬 모습의 아이들.

“너희들, 어제 엄청 잘한 거 아니?”

“아니오?”

역시, 말해줘야 아나 봅니다. 그렇게 큰 함성 소리와 박수 소리를 들어 놓고도, 선생님의 인정과 칭찬이 있기 전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나 봐요.

“너희들 진짜 진짜 잘했어! 정말 정말 멋졌어!”

흐뭇해하는 아이들.


“선생님, 우리 이제 프로젝트 안 해요?”

“프로젝트 끝난 거예요?”

뮤비 촬영도, 공연도 끝나니 아이들이 많이 아쉬운가 봅니다.


“아니? 이제부터 다시 시작인데? 홍보해야지!”

“우와!!!!!”


아이들이 캠페인송 홍보를 학급 회의 주제로 내걸었네요. “꿈을 꿔”라는 노래 제목에 걸맞게, 아이들이 프로젝트라는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꿈은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꿈같은 하루가 오늘도 지나갑니다.


Ps. 공연 중 여기저기 뛰어다니느라 아쉽게도 영상을 찍지 못했어요. 대신 뮤직비디오 영상을 공유드립니다. Everdream(아이들이 정한 아티스트명)의 “꿈을 꿔”, 많이 사랑해 주세요!